해열제로도 안 잡히는 고열…독감 환자 급증

김혜원 엄마기자 / 2025-12-26 11:10:59
독감 걸린 아이, 어떻게 돌봐야 할까?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6세 여아를 양육하는 워킹맘 A씨는 갑작스럽게 고열이 오른 딸아이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 해열제를 먹여도 그때뿐, 잠시 열이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했다. 급히 병원을 찾았지만 대기실에는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과 보호자들로 붐볐다.

 

A씨는 “독감 같다고 했더니 하루 이틀 뒤에 다시 보자고 하더라”며 “요즘은 증상이 있어도 초기에 검사하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다가, 며칠 뒤에야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영유아와 어린이 독감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7~13일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환자는 48.4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직전 주 56.7명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유행 기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올겨울 독감 유행이 이르면 12월부터 늦으면 내년 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A형·B형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고열과 오한, 근육통, 두통 같은 전신 증상이 특징이다. 영유아의 경우 구토, 탈수, 식욕 저하, 보채기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청색증, 발작 등이 동반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김주화 주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한 소아 건강 콘텐츠를 통해 “아이에게 열이 날 때 무조건 응급실을 찾기보다, 전반적인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열이 있어도 비교적 잘 먹고, 소변·대변을 평소처럼 보며, 잠도 어느 정도 잘 잔다면 해열제를 사용하며 집에서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고열이 계속되거나 아이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처지고 잘 먹지 못한다면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겨울철 독감 유행기에는 코막힘과 기침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차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코 점막이 쉽게 마르면서 콧물이 끈적해지고, 코가 막혀 입으로 숨 쉬게 되면 입과 목이 마르면서 기침이 잦아진다.
 

코막힘 완화를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방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계속 가동하거나, 문을 닫은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아이와 거리를 두고 일정 시간 사용한 뒤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등 공기 순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코 점막이 약해진 아이에게 분무형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사 압력으로 점막이 더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생리식염수를 한두 방울씩 떨어뜨려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방식이 오히려 자극을 줄이고 코막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우선 감기약만 받아왔는데, 고열이 계속되면 다시 내원해 독감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며 “확진되면 항바이러스제를 먹여야 한다더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독감과 일반 감기 치료는 어떻게 다를까.


독감에 확진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는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로는 경구용 ‘타미플루’와 ‘조플루자’, 정맥주사 치료제 ‘페라미플루’ 등이 있다. 타미플루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비용 부담이 적고 임상 근거가 축적돼 1차 권고약으로 사용된다. 구토나 탈수로 약을 먹기 어려운 경우에는 페라미플루가 처방되기도 하지만, 비급여 항목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


이번 독감은 재유행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단일 종류가 아니라 H와 N의 조합에 따라 여러 아형이 존재한다. A형을 한 번 앓았다고 해서 모든 A형에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맘카페 커뮤니티에는 A형을 먼저 앓은 뒤 B형에 감염됐다는 사례도 종종 올라온다. 내년 3~4월쯤 B형 독감이 다시 유행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 A형을 겪었다고 해서 겨울 독감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소아는 인플루엔자 합병증 고위험군에 해당하기 때문에 독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며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하는 편이 좋다”고 강조한다.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실내 환기, 적정 습도 유지 등 기본적인 생활 관리도 필요하다. 독감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하루 이틀 정도는 등원·등교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아플 때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다. 집에서 열이 날 때 어떤 조치를 했는지, 기침과 콧물의 양상은 어떤지, 아이의 활동성과 컨디션은 어떤지를 잘 관찰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진료와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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