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아이에게는 가볍고 실용적인 가방이 우선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3월 입학 시즌, 아이의 책가방 선택 문제는 엄마들 사이에서 중요한 화두다. 초등학교 입학을 맞은 예비 초1부터 저학년 때 메던 화려한 디자인의 가방이 유치하게 느껴지는 중학년, 중고등학생용 가방을 찾기 시작하는 고학년까지 모두가 자신의 나이에 맞는 새 책가방을 원한다.
책가방은 아이들이 매일 드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엄마들도 책가방 선택에 심혈을 기울인다. 시중에는 2~3만 원대 책가방부터 10~20만 원대의 베네통키즈·폴로키즈·닥스키즈·봉통 등의 브랜드, 80~100만 원을 호가하는 펜디키즈·몽클레어키즈·버버리칠드런 등 명품까지 그 종류와 가격이 천차만별로 형성돼 있다.
평균적으로 엄마들은 10만 원 전후 가격대의 책가방을 많이 구매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하나만 낳아 남부럽지 않게 기르자'는 저출산 기조로 아이들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초고가인 아동용품의 매출도 급상승하는 분위기다. 105만 원을 호가하는 버버리칠드런 로고가 그려진 책가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아이 한 명을 위해 부모와 양가 조부모, 삼촌·이모 등이 모두 지갑을 여는 '텐포켓 현상'도 키즈 명품 시장을 확대시키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국민 책가방이라 불리는 란도셀 열풍이 사회 문제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엄마들은 란도셀 구매를 위해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는다. 란도셀 가방의 평균 가격은 50~60만 원 선이며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은 18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가방의 무게는 평균 4.28kg로 초등학생 아이들이 들기에는 너무 무거워 아이들의 어깨·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무거운 가방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등교를 거부하는 이른바 '란도셀 증후군'까지 생겨나게 했다.
값비싼 책가방은 엄마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아이들에게 이런 책가방이 꼭 필요할까.
강남에 거주하는 육아맘 이씨는 "초등학생 아이에게 명품 가방이 무슨 필요가 있겠냐"며 "주변 아이들이 모두 하나씩 들고 다니는데 그 사이에서 우리 아이만 없으면 소외감을 느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고가의 가방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포에서 9살 외동딸을 키우는 학부모 인씨는 "하나밖에 없는 아이인데 1~2년 들 책가방이어도 이왕이면 좋은 것으로 사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라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데 안 사줄 이유도 없고 친구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구매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가방은 명품 가방보다는 실용적인 가방이다. 저학년인 경우 가방이 가벼워야 하고 가방을 멨을 때 가방끈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는 가슴벨트, 물통을 넣을 수 있는 방수 포켓, 자잘한 학용품을 넣어 다닐 수 있는 앞주머니 정도만 있으면 된다.
현직 초등 교사인 하유정씨는 유튜브 채널 '어디든학교'를 통해 실패 없는 책가방 구입을 위한 꿀팁을 전했다.
하씨는 "책가방은 한 번 구매하게 되면 적어도 2년 정도는 사용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며 "책가방은 무게가 가볍고 클리어 파일이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넉넉할 것, 윗부분에 지퍼가 있어 물건을 넣고 빼기 편할 것, 아이가 직접 채우고 풀 수 있는 가슴 고정 버클과 보조 주머니가 여러 개 있을 것 등의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초등 가방은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보고 선택하라"며 "무엇보다 가방은 아이의 물건이기 때문에 엄마가 조건에 맞는 선택지를 여러 개 제공하되 선택 주도권은 아이에게 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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