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2학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
교사들 업무 과중 우려에 반발 집회도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교육부는 '교육개혁으로 사회 난제 해결'이라는 비전 아래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10대 과제의 추진계획을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이번 추진계획에는 초등학교 방과후와 돌봄교실을 통합‧개선한 늘봄학교를 전국에 도입해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과 돌봄으로 출생률 반등의 계기를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수업 전후 양질의 교육‧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계해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전국 8개 시도교육청 459개 초등학교에서 시범 운영됐던 늘봄학교는 올해 1학기 2000개교 이상에서,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올해는 초등학교 1학년 중 희망 학생은 누구나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2025년에는 1~2학년, 2026년에는 모든 학년의 희망하는 학생이 누구나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특히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방과 후 매일 2시간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놀이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프로그램 등으로 운영된다.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는 미래 역량 함양, 진로 탐색, 기초 학습 등 기존 사교육에서 얻을 수 없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학‧기업 등과 연계해 △문화·예술 △체육 △기후·환경 △창의·과학 △심리·정서 등 5개 분야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거점형 늘봄센터 구축·운영, 지역사회의 돌봄 공간 활용 등을 통해 늘봄학교 모델을 다양화한다.
또한 교원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2025년까지 늘봄학교와 교원이 분리된 운영체제를 갖도록 할 계획이다. 1학기에는 전담인력을 배치해 늘봄학교 업무가 기존 교원에게 맡겨지지 않도록 지원하며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업무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을 설치하고 늘봄 전담 실무인력도 배치한다. 교육지원청에는 늘봄지원센터를 설치하여 관내 늘봄학교를 지원할 계획이다.
늘봄학교가 전국의 초등학교에 도입돼 자녀의 방과 후 돌봄을 걱정해야 하는 부모의 근심을 덜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정책으로 초등 자녀의 돌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분명 저출생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돌봄교실에 선발되지 못해 학원 뺑뺑이를 돌리느라 사교육비 부담이 컸다"며 "희망하는 학생이 모두 늘봄교실에 참여할 수 있다면 일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늘봄학교를 향한 우려와 반발도 적지 않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를 통해 교육부가 추진 중인 늘봄학교 관련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하라고 촉구했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인해 교사의 업무가 과중되고 교육공간이 침탈된다는 이유에서다.
정수경 초등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보건복지부가 해야 할 보육에 늘봄학교라는 이름을 붙여 교육부가 앞장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 전문가인 교사들이 끝없이 반대해도 교육부는 학부모가 희망하는 정책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계약제 교원 채용 요건을 완화하고 늘봄학교 업무를 기존 교원이 맡지 않도록 지원한다고 밝혔음에도 교원단체의 반발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학교마다 설치되는 늘봄지원실에 지방공무원을 실장으로 배치한다고 밝히자 행정직 단체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무리 학부모들이 원하는 정책이라 해도 늘봄학교를 운영할 인력과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추진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늘봄학교 전면 도입에 제대로 된 합의와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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