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환대의 마음을 나누기에 커피만 한 것도 없다. 공식적인 자리도, 친구들과의 편안한 자리도 커피로 시작되곤 한다. 커피를 통한 환대는 사회적 상황과 개인적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된다.” -151페이지
“커피 한잔할까?”, “커피 마시러 가자”는 말이 일상이 된 사회.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커피 소비국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커피에 대한 사랑이 크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기도 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관계를 맺을 때도 커피를 매개로 한다. 그만큼 커피는 우리 사회에서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반면에 가장 사회적인 음료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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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이명신 박사/마음연결] |
읽는 동안 커피 향으로 주변이 꽉 채워지는 것 같은 책 ‘커피사회’는 커피에 중독된 우리 사회를 책의 저자인 경영학자 이명신 박사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특히 커피를 ▲각성 ▲향유 ▲우애의 키워드로 챕터를 나눠 정리했는데, 각 챕터에서는 커피 종류를 인간사회와 비교해 커피가 가진 특성과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연계했다. 저자 이명신 박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카페에 가면 메뉴가 수십 가지다.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메뉴를 다변화하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 사회도 점점 다변화되면서 사람들의 삶의 가치나 생각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세상이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커피는 다르다”고 했다.
“커피는 내가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고, 상대가 카페라테를 좋아한다고 해서 상대에게 아메리카노를 강요하지 않잖아요. 커피는 그야말로 개인의 취향이니까 그 자체로 존중해요. 이처럼 각자의 취향과 생각이 공존하는 그런 사회를 꿈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커피 메뉴의 고유한 특성을 휴머니티와 연결시켰어요. 각각의 메뉴와 특성이 휴머니티와 연결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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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커피사회' 이미지.[사진 출처=이명신 박사/ 마음연결] |
단순히 커피와 사회를 잇는 인문학적 통찰을 넘어, 풍요로운 삶을 지속하고 싶은 ‘커피 인간(Homo Coffea)’을 위한 가이드. 저자는 커피를 통해 한국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제시하며, 커피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 사회 전반의 흐름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메시지를 전한다. 때문에 책은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박사는 “책은 우리 사회에서 커피가 가지는 사회 문화적인 의미와 현상. 그 안에는 휴머니티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면서 “아무래도 커피를 매개로 하다 보니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더 공감 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커피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신 박사는 오는 4월 19일 광화문 교보문고 '배움'에서 '커피사회' 출간 기념 북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커피에는 다양한 배경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 함께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계층, 세대, 국적을 초월해 공감과 연대를 만들어낸다. 이는 커피가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음료임을 보여준다.” -5페이지
[미니인터뷰] ‘커피사회’ 저자 이명신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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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회'의 저자 이명신 경영학 박사.[사진출처=이명신 박사] |
이명신 작가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희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 건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믹스커피가 전부였던 저자는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고 커피의 매력에 빠져 커피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부터 국내 바리스타 자격증, 로스팅 핸드드립 마스터 자격증 등 커피와 관련된 자격증을 보유하며 그야말로 커피와 사랑에 빠진 이명신 작가에게 책 ‘커피사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Q. 책 ‘커피사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가 SF장르의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는데, 만약 지구 밖에 있는 외계인이 지구를 관찰하면 신기한 지점이 뭘까. 지구인들은 매일 검은색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웃음) 그러면서 ‘우리는 왜 이렇게 커피를 마시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특히 한국은 커피나무가 일상적으로 재배되는 나라가 아닌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셔요. 그 이유를 보면 각자 다양하더라고요. 일을 해야 하니 잠을 깨기 위해 마시기도 하고, 관계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경우도 있고요. 커피 한 잔에 정말 다양한 인간의 서사가 담겨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힘과 위로를 주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여유를 주고요. 또 집회에 ‘커피 선결제’ 문화가 있었던 것처럼 공동체와 연대를 선사해 주기도 하죠. 커피는 굉장히 평범한 일상의 상징과도 같은 거예요. 커피야말로 우리 사회와 문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언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 힘들고 삭막하고 무정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만큼의 따뜻한 글로 다정하게 안부를 전하고 싶었어요.
Q. 목차마다 각각의 내용에 커피의 종류를 비유하셨습니다.
책은 각성, 향유, 우애로 구성했어요. ‘각성’은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 위한 인간의 의지와 이성에 대한 휴머니티를 담았습니다. ‘향유’는 각자가 커피를 즐기는 이유는 스스로의 주체적이고 독창적인 사고와 관련되는데, 이 방식과 취향을 통해서 각각의 자유를 드러내는 드러내는 걸로 봤어요. 마지막으로 ‘우애’는 혼자 즐기는 커피를 넘어서 함께 나누고 누리면서 공동체를 돌아보는 존중과 공감의 가치를 담았어요. 처음에는 나로 시작했지만, 우리로 또 공동체로 확장되는 인간다움의 가치를 연결시켰습니다.
Q.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의 올드 오크(2024)’는 과거 탄광 마을이었지만 폐광촌이 되면서 황폐화된 지역에 시리아 난민들이 이주하면서, 원래 거주하던 지역 주민들과 난민. 두 공동체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켄 로치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우리 사회도 비슷한 것 같아요. 차별과 혐오, 갈등과 분열이 가득하잖아요. 아마도 사회가 좋아지는 속도보다 나빠지는 속도가 더 빠를 거예요. 저 역시 현재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또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 뭘까 생각하면서 환대의 마음을 나누기엔 커피만 한 것이 없다. 책을 읽고 나서 누군가에게 ‘커피 한잔하자’고 청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고 편하게 커피 한 잔하자는 정도의 다정함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가 커피로 서로 연결되고, 더 나은 삶과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Q. 책을 집필하시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커피 관련 책을 쓰신 분들은 대부분 10년~20년 동안 정말 커피에 인생을 걸고 해 오신 전문가분들이에요. 그런데 저는 커피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물론 국제 바리스타 지격증을 비롯해서 몇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 바리스타분들에 비하면 저의 지식과 경험은 많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커피와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굉장히 많이 꼼꼼하게 살피고 검토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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