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저출산 관련 정책 쏟아지는데...육아맘들 사이에서는 "글쎄요"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4-07 11:10:43
육아맘들 사이에서 정부의 저출산 정책 인지도 낮아
실효성 있는 정책 만들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서울시에서 9살, 6살 남매를 키우는 박씨는 다둥이행복카드가 없다. 다둥이행복카드의 발급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고 2자녀 이상을 둔 가정 중 막내가 13세 이하인 자로 박씨도 해당되지만 박씨는 "다둥이 가정이라고 하면 보통 세 자녀 이상 가정을 지칭한다고 알고 있어 두 자녀 가정도 다둥이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 마포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 인씨는 우리동네키움센터라는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초등학생의 방과 후 돌봄을 위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돌봄 센터로 초등 자녀가 있다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인씨가 거주하는 동네에는 아직 생기지 않았다.

인씨는 "학교 돌봄교실 추첨에서 떨어져 소위 말하는 학원 뺑뺑이를 돌리고 있는데 주위에 우리동네키움센터가 없다 보니 이런 곳이 있는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좋은 정책과 제도가 있어도 거주지 근처에 시설이 있어야 이용이 가능하니 그 부분이 아쉽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단연 꼴찌다.

정부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갖은 대책을 고안하고 있다. 2006년부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쏟아부은 예산만 해도 약 280조 원에 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200여 개가 넘는 기존 저출생 정책의 재구조화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저출산 정책을 냉정하게 다시 평가해야 한다"며 "과감한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재정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는 기존 저출산 대책에 문제가 있어서일까. 투자한 예산이 부족했던 탓일까. 

정부에서 내놓은 출산장려책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가 매우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들도 저출산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육아맘 A씨는 "자녀가 유치원·초등학교에 다니다 보니 더 이상 저출산 관련 대책에 관심이 가지는 않는다"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정부가 쏟아내는 정책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도 없고 정작 알아봐도 나에게 해당되지 않거나 별다른 혜택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발행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 '임신·출산 지원 정책 모니터링 및 과제'에 따르면 성인 남녀 2000명 중 △고위험 지원 확대 △생애 초기 건강관리 △산모·신생아 지원 △여성장애인 지원 △청소년 산모 지원 △결혼이민자 지원 △안전한 난임 시술·정보제공 △난임치료휴가 확대 △분만 취약지 산부인과 설치 △분만 취약지 지원 재택의료 시범사업 △의료 인식 개선 등의 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30% 미만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심층 면접자들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은 방대하나 대중은 인지하지 못하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며 "실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해도 직접 검색해 보지 않거나 주변에서 알려주지 않는 경우 모르는 정보는 계속 모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먼저겠지만 정책을 만들었으면 적극적으로 홍보해 이용하게 하는 것 또한 놓쳐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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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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