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아이의 기질에 따른 맞춤 육아 vs. 기질에 관계없는 쉬운 육아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7-27 11:10:33
아이의 특성과 기질 이해하고 키워야 행복한 육아 가능해
기질과 관계없이 어른 중심의 육아 필요하다는 의견도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올해 아홉 살인 A씨의 아이는 양말을 잘 신지 못한다. 아이는 양말을 신을 때마다 '발가락 쪽에 있는 양말의 봉제선 때문에 새끼발가락을 잘라내고 싶을 정도로 불편하다'고 표현한다. 용변을 본 후에는 반드시 물로 씻고 완벽하게 말린 후 새 속옷으로 갈아입는다. 자신의 마음에 들게 외출 준비를 하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 하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불편한 느낌이나 상황을 잘 참지 못한다. 

A씨는 "처음에는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아이의 예민함에 울화통이 치밀었으나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성향과 특성을 이해하게 됐고 이것이 아이의 기질 때문이라고 이해하니 점차 육아가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기질을 타고 난다. 기질은 자극에 대한 민감성이나 정서적 반응을 나타내는 개인의 천성을 뜻하는 말로 환경에 대한 독특한 행동 양식을 나타내는 성격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기질을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본성으로, 성격은 기질을 바탕으로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품성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요즘은 내 아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 육아법을 실천하는 '기질 육아'가 대세다. 각종 기질 검사와 기질 육아 관련 서적, 기질 육아 방법에 관한 강의 등이 넘쳐나고 있다.

아이의 기질을 나누는 방법도 다양하다. 미국의 아동학자 알렉산더 토마스와 스텔라 체스는 규칙성·활동 수준·적응성·반응의 강도 등을 기준으로 영아의 기질 유형을 순한 아이, 까다로운 아이, 반응이 느린 아이로 분류했다. 물론 두 가지 이상의 기질을 가진 복합적인 아이들도 있다.

순한 아이들은 규칙적으로 행동하며 새로운 반응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환경 변화에 쉽게 적응한다. 부모의 말에도 순응하는 편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자율성과 주도성을 키워주는 육아가 필요하다.

까다로운 아이들은 생물학적 리듬이 불규칙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의 강도가 강하다. 자기의 욕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 쉽게 짜증을 내며 고집도 센 편이다. 까다로운 아이를 대하는 부모는 인내심을 갖고 항상 일관된 양육 태도를 보여야 한다.     

반응이 느린 아이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느리고 자극에 대한 강도 또한 약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답답한 마음에 아이의 일을 대신해주거나 재촉하는 것은 아이를 위축시킬 수 있다.   

심리상담센터에서는 △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 △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 등을 분석하는 TCI 기질 및 성격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격과 기질에 맞는 양육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아이의 기질을 자세히 알고 나면 아이에게 맞는 놀이·학습법을 제시하거나 가장 효과적인 훈육 방법을 사용해 아이와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아이의 좋은 기질은 더 발전시키고 단점으로 작용하는 기질은 완화시켜 아이가 사회에 원만하게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러나 기질 육아에 반대하는 입장도 존재한다.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유튜브 채널 '하정훈의 삐뽀삐뽀 119 소아과'를 통해 "세상은 아이의 기질에 맞춰주지 않는다"며 "가정의 기준을 어른에 두고 아이가 어른에게 맞춰 사는 방법을 배우게 하면 육아가 쉬워 진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는 보살펴야 하는 대상이므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당연히 들어주되 아이의 기질에 관계없이 부모의 양육 태도를 동일하게 유지해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질 육아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육아 방법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바로 옆에서 일생을 함께하는 부모가 가장 잘 안다. 결국 육아는 부모의 몫이기에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 줏대 있는 육아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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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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