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이어지는 아동 학대 잔혹사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3-17 11:10:59
아동학대로 한 해 40여 명의 아이가 목숨 잃어
아동학대 실질적 예방 대책 강화해야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초저출산 시대에 매월 3~4명의 아이가 아동학대로 사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아동 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은 △2019년 42명 △2020년 43명 △2021년 40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사망한 아동 40명 중 37명은 자신을 낳아 준 친부모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아동학대 사건이 증가한 데에는 코로나19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집 안에서 일어나는 부모와의 갈등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에 따르면 2021년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10만 명당 502.2건으로 전년대비 100.6건 증가했다.

아동학대로 어린 생명이 희생됐다는 참담한 소식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금정구에서는 20대 친모 A씨가 4살 딸을 학대해 죽음으로 내몰았다. 배고파 밥을 달라는 아이에게 6개월간 분유만 주면서 정작 자신은 외식을 했고 A씨의 폭행으로 사시 증세가 있던 아이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실명됐다. 사망 당시 딸의 발달 상태는 또래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고 딸의 얼굴과 몸에는 폭행 당한 흔적이 뚜렷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지난달 7일 인천시 남동구에서는 12살 초등학생이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친부와 계모는 연필로 아들의 허벅지를 찌르거나 눈을 가린 채 의자에 묶어두는 등 9개월간 아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사망 당시 아들은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몸무게는 30kg가 채 되지 않았다. 

학대를 당하던 아이는 학교에 두 달 이상 출석하지 못했다. 담당교사가 연락을 취했으나 부모는 홈스쿨링을 한다며 둘러댔고 결국 학교는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교육 당국은 뒤늦게 장기 결석 중인 학생을 전수조사하고 관련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 부부는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잔혹한 아동 학대 범죄가 끊이지 않자 지자체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는 해마다 진행하는 '가정양육 아동 전수조사' 대상을 기존 만 3세에서 0~3세로 확대했다. 방문조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학대 피해 위험 징후가 있는 살피려는 목적이다. 피해 아동을 지원하는 학대 피해 아동 쉼터도 6곳에서 8곳으로 늘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도 올해 1곳을 추가 설치한다고 밝혔다. 또한 재학대 피해 우려가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지자체와 경찰·아동보호전문기관이 연 2회에 걸쳐 정기 합동점검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동학대를 전담하는 학대전담경찰관(APO)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학대전담경찰관은 1명이 충원돼 총 33명이다. 작년 기준 지역 내 0~9세 인구가 20만8942명인 점을 고려하면 학대전담경찰관 한 명이 담당하는 아동 수는 6331명에 이른다.

충북 괴산군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아동의 권리 증진을 위해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군은 교육청·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함께 '찾아가는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피해 아동의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매월 '아동학대 대응 정보연계협의체'를 개최한다. 

이외에도 △위기아동 발굴을 위한 e아동행복지원사업 운영 △아동학대의 신속한 현장조사를 위한 전용차 배치 △보호아동의 건전한 발달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 △학대피해 아동쉼터 설치 등을 추진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을 낳아 준 부모에게 학대받으며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참으로 통탄스럽다. 죄 없는 아이들이 학대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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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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