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아이의 난감한 질문은 부모를 당황스럽게 한다. 질문의 답을 미리 생각해 보거나 준비해 놓지 않았다면 부모는 무척 당황하다가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부모의 대답에 허점이 보이는 순간 아이는 "왜 그런 거야?"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더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낸다.
아이의 질문을 받았을 때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질문을 끝까지 잘 들어주고 연령에 맞는 설명을 통해 상황을 이해시켜주거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이다.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해서 질문을 무시하거나 대답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은 좋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어떤 대답을 할지 어느 정도 생각해 놓는 것.
아이가 어느 날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야?"라고 물었다. 부모의 반응은 "나중에 크면 저절로 알게 되니까 지금은 몰라도 돼" "아빠한테 물어봐" "하나님이 선물로 주시는 거야" "엄마랑 아빠랑 사랑하니까 생기는 거지" 등으로 다양하다. 아기는 황새가 물어다 주는 거라고 둘러대는 부모도 있다.
이런 질문에는 최대한 사실과 가깝게, 그러나 아이의 연령에 따라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중앙M&B 편집부의 도서 '7세 아이에게 꼭 해줘야 할 60가지'에 따르면 7세 아동에게는 "엄마 몸과 아빠 몸에는 아기씨가 있는데 아기씨끼리 만나면 아기가 된대" 정도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유튜브 채널 '비상교육맘앤톡'을 통해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아빠의 아기씨인 정자와 엄마의 아기씨인 난자가 만나서 아기가 생기는데, 아빠의 음경을 통해 밖으로 나온 정자가 엄마의 질을 통해 자궁으로 들어가면 아기가 생긴단다"라고 설명할 수 있고 "만약 답변을 직접 하기 어려우면 함께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거나 아이가 다니는 기관에 관련 교육을 부탁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내가 이런 질문을 부모님께 해도 괜찮고, 내 질문에 부모님이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준다는 신뢰를 쌓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님은 회피하지 말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설명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부쩍 산타의 존재에 관해 질문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산타의 존재 여부를 의심하게 되는데 부모들은 과연 몇 살까지 동심을 지켜줘야 하는지, 산타의 비밀을 언제, 어떻게 밝혀야 할지 고민이 된다.
한 육아맘 커뮤니티에 올라온 "자꾸 산타는 가짜 아니냐는 아이, 대답 어떻게 하죠?"라는 제목의 글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려 엄마들의 고민과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댓글에는 "반 친구들이 알려줘서 이미 알더라" "산타가 없다고 믿는 순간 안 온다고 말했어요" "다큐에 나오는 핀란드 산타마을 편을 보더니 굳게 믿더라" "담임 선생님이 진실을 폭로해 버려서 아쉬워요" "초등학생 정도 되면 오픈해도 될 것 같아요" 등 다양한 상황과 조언이 공유됐다.
오은영 박사는 저서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에서 산타가 있냐는 아이의 질문에 대해 "산타를 믿는 아이에게 산타는 없다고 정색할 필요 없고 산타가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있다고 우길 필요 없다"며 아이가 산타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고 질문한다면 "맞아. 사실은 없어. 그런데 생각보다 세상에는 어렵고 힘든 사람이 많아. 연말에는 더 힘들고 외로워지지. 그럴 때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서 마음 따뜻해지라고 산타 할아버지를 만든 거야"라고 말해주면 된다고 밝혔다.
반대로 아이가 산타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산타가 있냐고 질문한다면 "그럼, 꼭 오실거야"라고 말해주라며 "간혹 믿으면 선물 받고 안 믿으면 못 받는다고 말하는 부모도 있는데 이것은 아이를 혼란스럽게 함으로 제일 좋지 않은 대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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