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애도하고 싶다"...공연 취소로 생계 위협받는 예술인들

김보미 엄마기자 / 2022-11-04 15:00:29
국가애도기간 내 예술행사와 공연 대부분 취소
공연으로 생계 이어가는 예술인들 반발의 목소리도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는 11월 5일 자정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이 기간 동안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과 예술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공연과 행사가 생계 수단인 예술인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 예술계에서는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드럼 연주자 이씨는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이번 주 예정돼 있던 모든 연주와 행사가 취소됐다"며 "공연을 한다고 해서 애도하지 않는 것이 아닌데 음악으로 애도하는 방식은 왜 인정해 주지 않는 건지, 생계를 위협받으면서까지 애도기간을 가져야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수 생각의 여름(박종현)은 "고민 끝에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예나 지금이나 정부가 보기에는 예술이 유흥이나 여흥의 동의어인가 봅니다.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습니다"라고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하기로 했던 레퍼토리를 다시 생각하고 매만져봅니다. 무슨 이야기를 관객에게 할까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그것이 제가 선택한 방식입니다. 모두가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작곡가 겸 가수인 긱스의 정원영도 1일 SNS를 통해 "모든 공연을 다 취소해야 하나요. 음악만한 위로와 애도가 있을까요"라며 일방적인 공연 취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가수 장재인은 생각의 여름과 정원영의 글을 재게시하며 공감의 뜻을 표현했다. 

음악평론가이자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는 "언제나 대중음악이 가장 먼저 금기시되는 나라. 슬플 때 음악으로 위로받는다고 말하지나 말든가. 우리는 마땅히 애도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애도의 방식은 우리 각자 모두 다르다. 다른 게 당연하다. 방식마저 강요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예술행사가 취소된 것과는 달리 스포츠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공연은 안되고 스포츠 경기는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애도기간에 공연이 열리면 추모하는 분위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공연은 유흥이 아니다. 공연이 즐겁기만 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공연은 연주자와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내용과 형태로 열릴 수 있다.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추모할 자유가 있다. 음악이 애도의 한 창구가 될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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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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