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먼업프로젝트 시행!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성평등 현황을 분석한 '유리천장 지수'를 발표했는데 한국이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3년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1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여성의 노동참여율, 남녀 고등교육 차이, 급여 격차, 유급 육아휴직 사용 비율, 정치적 대표성 등 10개 항목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한국은 남녀 소득격차에서 최하위를, 관리직 여성 비율과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은 각각 28위를 차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는 잘 갖춰져 있으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실에 출산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과 ‘2023년 12월 인구동향’ 따르면 전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줄었다. 특히 2030세대에서 가파르게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결혼이 코로나19 시국보다 늘었는데도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혼인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는 2030세대가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 쉽지 않은 현실에 아예 양육자가 되길 포기하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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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시] |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서울형 가사서비스’ 지원을 시작했다. 맞벌이 가정의 가사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어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중위소득 150% 이하 임산부·맞벌이·다자녀 가정에게 청소·세탁·취사 등 가사서비스 총6회를 제공했다. 임산부 2071가구, 맞벌이 829가구, 다자녀 3164가구까지 총 6064가구가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많은 엄마의 호응을 얻었다. 한 엄마는 자신의 블로그에 “관리사님이 4시간 동안 우리 집 가사일을 해 주시는 동안 아이 하원도 여유롭게 함께하고 휴식도 할 수 있었다”라며 “나의 여유 시간이 생기고 집안일에서 하루 해방되어 휴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했다”라고 적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시는 올해는 서비스 횟수와 수혜 대상 가구를 늘려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4개월간 25개 자치구에서 가사서비스 희망자를 받고 있다. 서울에 사는 중위소득 150% 이하 임산부·맞벌이·다자녀 가정이 신청할 수 있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1년 이내이거나 주 20시간 이상 근로하는 맞벌이 부부, 만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이 지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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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시] |
또 시는 경력보유여성의 사회 재진입 역시 지원하고 있다. 바로 ‘서울 우먼업프로젝트’다. 시 통계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의 여성은 경력 단절을 경험한 적이 있었으며 평균 발생 연령은 29세로 경력단절 기간은 8.9년이었다. 2021년 조선일보에서 여성 1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이 꼽은 출산이 늦어지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44%)이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은 경력단절 걱정(34.4%)였다. 시는 구직지원금, 인턴십, 고용장려금 취업 3종 세트 지원으로 여성 사회재진입 지원을 강화하는 ‘서울 우먼업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먼저 구직지원금을 월 30만 원씩 3개월을 지급하며 진로탐색의 기회도 지원한다. 이후 인턴십에 참여해 민간기업 일 경험을 하게 되며 임금 역시 지급받는다. 3개월 뒤 우먼업 인턴이 정규직으로 채용되면 시는 기업에도 월 100만 원씩 3개월간 지원해 기업과 직원 모두가 혜택을 누리게 된다. 지난해 이 프로젝트로 구직지원금 2615명이 지원받았으며 27개 여성인력개발기관을 통해 751명이 취·창업에 성공했다. 인턴십으로 100명이 일 경험 기회와 다시 사회에 진출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42개사는 고용장려금을 받았다.
우먼업 프로젝트를 향한 서울시민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시민은 “서울시민이 된 지 6년 만에 홈페이지 회원 가입을 했는데 바로 우먼업 프로젝트를 칭찬하기 위해서다”라며 “서울시민이 된 이후에도 소속감을 느끼진 못했는데 우먼업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시민으로 보호받고 존중받고 있다고 느꼈다”라고 시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시는 올해 우먼업 프로젝트 2년 차를 맞아 사업내용을 한층 향상시키겠겠다고 밝혔다. 양육자에 대한 가점을 신설해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3040 경력보유 여성의 경제활동 복귀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또 26개 여성인력개발기관과 협업을 강화, 자격증 전문강좌를 비롯한 맞춤형 구직활동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구직지원금을 통한 취업연계를 강화하고, 민관협력의 ‘프로젝트형’ 사업을 확대해 고부가가치 인턴십을 연계한다. 육아휴직자를 대체하는 ‘경력채움형’ 인턴십 지원사업도 시범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여성들이 언제든지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는 모범적인 사례로 추진되기를 희망한다”라며 “단순 현금 지원이 아닌 여성인력개발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맞춤형 취·창업 서비스를 지원하니 3040 경력보유여성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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