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학생들 회복탄력성 향상 위해 디딤돌 학기 운영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양육하는 학부모 A씨는 학교만 다시 매일 가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A씨의 딸은 전면 등교가 시행된 후에도 매일 아침 일어나기를 힘들어했고 학교에서도 쉽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집에 오면 늘 휴대폰을 보고 있는 것이 일상이 됐다.
A씨는 "아무래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생활 리듬이 많이 무너졌고 또래와 어울릴 기회도 많이 없었던 영향이 큰 것 같다"며 "별다른 방법이 없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지난 3년 동안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었다. 우리는 이들을 '코로나 키즈'라고 부른다.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것을 바꿔 놓은 코로나19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학생들의 학력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가정의 상황에 따라 비대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교에 매일 등교하지 않다 보니 학생들은 규칙적으로 생활하기가 힘들어졌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마트폰 과의존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었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 학생의 73.8%가 코로나 이후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었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면서 언어 발달이 지연됐고 또래와 놀이할 기회가 많지 않아 사회성 발달이 더뎠다. 친구에게 무관심하거나, 관심이 있어도 친밀한 관계를 맺기 어려워했다.
학생들의 신체 활동 빈도도 확 줄었다.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한 아이들은 전체적으로 체력이 저하됐고 비만 아동이 늘었다. 우울감을 겪는 학생들도 많았다.
교육부의 2021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 통계에 따르면 과체중 혹은 비만인 학생은 전체의 30.8%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실시한 학생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의 27%가 코로나 이전보다 우울해졌다고 답했고 26.3%가 코로나 이전보다 불안해졌다고 응답했다.
또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아이들은 아직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자신의 얼굴에 더 익숙해졌고 벗은 모습은 어색해졌다.
코로나19로 3년을 잃어버린 코로나 키즈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2023년 1학기를 '디딤돌 학기'로 운영한다. 디딤돌 학기의 목적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발생한 학생들의 교육 격차, 사회·정서적 공백, 신체활동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사회·정서·신체의 회복탄력성을 함양하는 데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먼저 마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학생들을 위해 △고위기 학생 상담·치료 지원 △만화 형식의 마음건강 교육자료 보급 △메타버스 심리 상담 확대 △위(Wee)센터와 마음건강One-Stop지원센터의 맞춤형 상담 강화 △지역공동체 기반 학생 우울·자살예방 및 사회성 강화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위(Wee)프로젝트 통합플랫폼 '서울 위플(Weepl)' 구축 등의 마음건강 위기학생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또한 학생들의 사회성 회복을 위해 '사이좋은 관계 가꿈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첫 번째 단계인 '관계맺음' 단계에서는 관계가꿈 전문가가 학교에 방문해 긍정적 또래 문화 만들기 교육을 진행한다. 두 번째 '관계이음' 단계에서는 연간 11차시 이상의 어울림 프로그램을 진행해 갈등 예방 및 해결 방법을 교육한다. 마지막 '관계돋움' 단계에서는 학생 중심의 문화 예술과 학생자치 활동을 통해 공동체 역량을 함양하는 활동이 진행된다.
학생들의 체력 회복도 놓칠 수 없다. 시교육청은 '모두가 함께 뛰는 회복적 학교 체육'을 모토로 △365+ 체육온동아리 운영 △초·중·고 단위학교 운동회 지원 △교내 틈새 체육활동 공간 마련 △체력회복 '힘힘힘(힘쓰리) 프로젝트' △스마트건강관리교실 구축 지원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신체활동 기회를 확대한다.
여기에 더해 1학생-1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의 일환으로 △전문 지도자가 학교로 찾아가는 학교스포츠클럽 지원 △여학생 학교스포츠클럽 종목 증설 △학생 주도로 리그를 운영하는 학교에 500만 원 지원 △방학 중 스포츠강사를 활용한 '동하계 스포츠캠프' 운영 등을 추진한다.
현직 초등교사 이씨는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예전보다 1~2년씩 어려진 느낌"이라며 "디딤돌 학기의 좋은 사업들이 코로나 키즈의 잃어버린 3년을 되찾을 수 있는 회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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