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최근 자동으로 접혔다 펴졌다 하는 유모차에 손가락 끼임 절단 사고가 발생하며 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7개월 딸을 둔 엄마이자 7개월 차 임산부라는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을 통해 3개월 전 발생한 유모차 사고에 대해 억울함을 털어났다.
A씨 "3개월 전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폴딩 유모차를 펼쳐 벨트를 해준 후 브레이크를 풀고 출발했다"며 "그 순간 유모차가 다시 접히는 일이 일어났고, 불편한 아이가 우는 모습에 재빨리 유모차를 펼쳤다"라고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 손가락이 폴딩 부분에 들어갔고 절단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아이는 119에 실려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다.
그때의 장면들이 아직 생생해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손가락이라도 자르고 싶었다는 A씨는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유모차 회사의 황당한 대응을 꼽았다.
A씨는 유모차 회사 측에 제품 결함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신청했다. 그러나 얼마 전 회사 측으로부터 민사조정 소장 등기를 받았다.
회사 측은 "신청인(유모차 회사)이 판매한 유모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고 피신청인(부모)의 사용 부주의로 인한 사고이므로, 신청인은 피신청인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은 이유 없이 유모차 하자를 주장하며 신청인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피신청인 부주의'라는 표현에 분하고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폴딩을 하고 태웠지만 오작동으로 풀려 닫힌 유모차"라며 "정말 만약의 경우라도, 폴딩이 안 됐더라면 스르륵 닫히도록 설계돼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를 태우고 임산부 걸음으로 뒤로 돌아갈 때까지 멀쩡하던 유모차가 출발과 동시에 접혔다"며 "폴딩되는 부분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될 위험이 있음에도 마감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유모차가 정말 저의 부주의가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 사연은 아이 부모들 사이에서 서서히 공유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당 게시글의 조회 수는 약 23만 회가 넘었고, 댓글은 240여 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 글을 본 한 누리꾼은 "사용자 과실이든 뭐든 유모차로 인해서 사고가 일단 났으면 제대로 원인 규명을 하던가 보상을 해주던가"라며 "아이 손가락이 제대로 나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회사가 저렇게 나오면 저 유모차 쓰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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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업체들이 SNS을 통해 '우리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각 브랜드 인스타그램] |
한편, 유모차 업체들은 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우리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해당 사고와 자사 제품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모차 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 공지문’을 올렸다. 맘카페를 통해 알려진 유모차 사고가 자사와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공지다.
한 업체는 "최근 맘카페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오토 폴딩 유모차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고로 사측으로 문의가 많아 안내드린다"며 "위 사고는 우리 업체와 무관한 사건임을 안내 드린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여러 업체는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도 자사 제품은 철저한 안전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어 해당 사고와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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