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공원·소아과 등 편의시설 가까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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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집을 구하러 다니다 보면 지하철역이 인접한 역세권·학교와 학원이 많은 학세권·숲과 공원이 있는 숲세권 등 지역의 특징을 따서 생겨난 다양한 부동산 신조어들을 접하게 된다. 심지어는 스타벅스·맥도날드·마라 음식점이 생활권에 있는 지역을 뜻하는 스세권·맥세권·마세권이라는 용어도 있다.
아이를 키우는 30~40대 부부들은 아무래도 집 근처에 어린이집·유치원이나 학교·학원 등의 교육 시설이 풍부해 교육 환경이 좋은 학세권을 선호한다. 이외에도 엄마들이 생각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의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 학세권
아이들이 집 다음으로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보육·교육 시설이다. 요즘에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아이가 첫돌이 되기 전부터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집은 보통 5세 미만의 아이를 데리고 매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직장과 매우 가깝거나 집 근처에 있어야 한다.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이면서 가는 길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편한 곳이 좋다.
또한 집 근처에 어린이집이 딱 한 군데만 있는 것보다 여러 개 있는 동네가 더 좋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분산돼 입소 대기가 길지 않고 어린이집의 원 분위기와 선생님을 보고 더 마음에 드는 곳으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학교와 학원에 걸어 다닐 수 있는 동네를 추천한다. 물론 차량을 운행하는 유치원과 학원도 많고 승·하차 시스템도 안전하게 구축돼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통원 차량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차멀미가 심한 아이들은 짧은 시간이라도 차를 타고 왔다갔다 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초품아' 단지가 인기가 많다.
■ 숲세권
엄마들이 교육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공원·놀이터·산책로 등의 환경이다. 요즘 아이들은 뛰어놀 시간도 장소도 부족하기 때문에 집 근처에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원이나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 숲이 있으면 두말할 것 없이 좋다. 아이들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영유아 시기 때라도 매일 자연을 벗 삼아 뛰놀며 자라게 하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어린이 놀이터는 동네에 하나씩은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시설이다. 층간 소음 때문에 집에서 마음껏 놀 수도 없고, 코로나19로 친구 집 왕래도 많지 않은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그나마 친구들과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엄마들도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놀리며 친해지기 때문에 놀이터는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보라매공원 근처에 사는 한씨는 "집 앞에 커다란 공원이 있으니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지는 느낌"이라며 "인라인스케이트장, 반려견 놀이터도 있고 여름에는 물놀이장도 운영해 일 년 내내 두 아들을 데리고 공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 슬세권
슬세권은 슬리퍼를 신고 다녀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에 편의시설이 밀집돼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편의 시설로는 소아과·대형마트·문화센터·도서관 등이 있다.
소아과가 집 근처에 있으면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영유아 시기에는 영유아 검진과 예방접종을 위해 한 달에도 몇 차례씩 소아과를 방문하게 된다.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하면 감기와 중이염·수족구·장염 등으로 급하게 소아과를 찾는 일도 빈번하다.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동네에 소아 응급실이 있다면 더 좋다.
또 아이를 키우며 자주 이용하게 되는 곳으로 대형마트를 빼놓을 수 없다.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엄마들도 많지만 사실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울 때, 비나 눈이 와서 놀이터에서 놀 수 없을 때 마트만큼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편한 곳도 없다. 아이를 카트에 태워 마트를 한 바퀴 돌며 물건 구경도 하고 시식 코너를 이용하며 간 김에 장도 보면 편안한 오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트 안에 문화센터가 있으면 금상첨화다. 문화센터에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들을 수 있는 수업이 많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 평세권
엄마들은 주거지가 평지인 평세권을 선호한다. 평지가 유모차를 이용하기 쉽고 아이가 다니기에도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르막길은 짐을 가득 실은 유모차를 밀기도 힘들고 내리막길에서는 자칫 유모차를 놓칠 수 있어 위험하다.
또한 지하주차장이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있는 곳,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아파트 단지를 선호한다. 지하주차장이 연결돼 있는 곳은 비나 눈이 올 때 매우 편하다. 우산을 들고 아이와 짐, 유모차를 차에서 내리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또한 아이들이 크면 대부분 단지 내에서 자전거·킥보드·인라인을 즐겨 타기 때문에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곳이 훨씬 안전하다.
마포구 공덕동에 거주하던 김씨는 "신혼집이 약간 높은 언덕에 있어 뷰가 좋아 선택했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너무 힘들어 결국 이사했다"며 "높은 언덕길은 유모차를 밀고 다니기에도 아이와 산책을 나가기에도 너무 불편했다"고 전했다.
부동산은 입지가 최우선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입지가 좋으면서 가격이 싸고,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다 만족시키는 집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살 집을 찾고 있다면 다양한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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