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과 기업의 나눔, 지역사회 연대 확대돼야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매년 5월 10일은 법정기념일인 한부모가족의 날이다. 2018년 제정된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한부모가족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됐다. 특히 이 날짜는 5월 11일인 '입양의 날' 하루 전으로 본래의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주로 이혼, 별거, 사별 등의 이유로 한쪽 부모가 부재한 가정을 뜻하는 한부모가족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기준 국내 한부모 가구는 약 149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6.8%에 달한다. 부자 가정이 36만여 가구, 모자 가정이 113만여 가구다. 이들 중 많은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편견, 자녀 양육의 부담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며 고립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의 월평균 소득은 약 294만 원으로 전체 가구의 60% 수준이며 순자산은 약 1억1000만 원으로 전체 평균의 25.8%에 불과하다. 많은 한부모는 소규모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어 고용의 질도 낮은 편이다. 게다가 자녀를 돌볼 시간적, 정서적 여유도 부족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제도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간한 '한부모가족을 위한 정보 길라잡이'에 따르면 저소득 한부모에게는 자녀 1인당 월 23만 원의 아동 양육비가 지원되며 중·고교생 학용품비, 고등학생 교육비, 검정고시 및 자격증 취득 비용 등이, 청소년 한부모에게는 별도의 자립촉진 수당이 제공된다.
주거 지원 역시 강화됐다. 한부모가구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시 우선권을 부여받고 전세자금이나 임대료도 일부 지원받을 수 있다.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아이돌봄서비스의 우선 제공,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우대, 유아학비 및 보육료 전액 지원 등도 병행된다. 여기에 더해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과 창업 지원, 자산 형성을 위한 희망저축계좌 같은 제도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4년 7월부터는 양육비 선지급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한부모를 대상으로 국가가 먼저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을 지급하고 이후 비양육 부모에게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양육비 긴급 지원, 강제징수 확대 등 실질적인 조치들이 포함돼 있어 양육 책임이 한쪽 부모에게만 전가되는 현실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이 여의치 않은 한부모가족을 위한 민간과 지역사회에서의 나눔과 연대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최근 락앤락은 가정의 달을 맞아 지파운데이션과 함께 서울시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에 생활용품 1700여 점을 기부했다. '락앤락과 함께 하는 용기'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부된 '컬러스텐 코지' 등 식품 보관 용기는 서울 지역 한부모가족 및 복지시설에 전달될 예정이다.
지자체의 관심도 눈에 띈다. 대구 동구청은 최근 검사동에 위치한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잉아터'의 공간 확장 및 프로그램 강화를 추진했다. 잉아터는 6세 미만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을 위한 숙식 및 자립지원 시설로 운영법인인 대한사회복지회가 인접 건물을 추가 매입해 공간을 넓혔다. 이에 따라 공용생활실과 상담실이 신설됐고 자립을 위한 교육·상담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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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맘스커리어] |
한편 지난 7일 서울한방진흥센터에서는 한국가온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주최한 제7회 한부모가족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약초 족욕과 한방 마사지 등 힐링 프로그램과 함께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이 진행됐다.
'한부모가족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약속의 날이기도 하다.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나눔, 지역사회의 연대가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한부모가족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모든 한부모가족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함께 사회적 인식 변화가 병행돼야 하겠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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