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복용 시 부작용 발생할 수 있어 상담 후 복용 권고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30대 여성 A씨는 비행기 티켓을 끊어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여행 날짜와 생리 주기가 딱 겹친 것이다.
A씨는 "가서 물놀이도 해야 하고 이왕이면 좋은 컨디션으로 여행을 즐기고 싶어 경구피임약을 복용해 볼까 하는데 혹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을까 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떠나는 해외여행과 생리 주기가 겹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아마 가임기 여성의 대부분은 생리를 미루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질병관리청의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생리를 하는 여성의 60%가 생리통을 경험한다. 생리통은 아랫배의 골반뼈 바로 윗부분에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으로 생리 시작 전이나 직후에 발생해 2~3일간 지속된다.
통증은 허리와 등이나 엉치와 허벅지까지로 확대되기도 하고 오심·구토·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사람마다 증상의 유형과 정도가 다르지만 심한 경우 실신을 하기도 한다고 하니 극심한 생리통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 고통을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 되겠다.
설사 생리통이 전혀 없다 하더라도 여행 중 시작된 생리가 반가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소보다 한층 무겁게 느껴지는 몸과 유독 예민해지는 성격은 나뿐만 아니라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까지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물놀이가 필수인 여름철 휴가나 동남아 등 더운 나라로의 여행은 생리 중인 여성에게 '그림의 떡'이다. 탐폰이나 생리컵을 착용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아직 착용 경험이 없거나 착용에 불편함 혹은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럴 때 여성들은 경구피임약을 이용해 생리를 미루는 방법을 선택한다. 경구피임약은 여성 호르몬을 조절해 배란을 억제하는 원리로 우리 몸이 임신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생리가 나오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과 합성 프로게스테론의 복합 제제로 이뤄진 경구피임약은 그 성분에 따라 1~4세대로 구분한다. 가장 초기에 출시된 1세대 피임약은 부정출혈 등 부작용으로 인해 현재는 판매가 중지됐다. 에이리스·애니브 등 2세대 피임약은 부정출혈 발생 가능성을 줄였으나 여드름·다모증·체중 증가·부종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머시론·센스데이 등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3세대 피임약은 2세대의 부작용은 줄였으나 혈전 발생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비만인 여성, 35세 이상 흡연자, 혈전증 위험성이 높은 사람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
저함량 제제로 만들어진 3.5세대 피임약도 있다. '순한 피임약'이라 불리는 디어미순·순아리정 등의 피임약은 피임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덜하지만 생리 주기 조절에는 적합하지 않다.
3.5세대까지의 경구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4세대 피임약은 정맥혈전색전증 발병 위험이 높아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4세대 피임약에는 야즈·야스민·다이안느 등이 있으며 여드름·다모증·월경전증후군·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을 치료하는 치료제로도 쓰인다.
생리를 미루기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 생리 예정일 7~10일 전부터 미루고 싶은 날까지 하루에 한 알을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 약 복용을 중지하면 2~3일 후 생리가 시작된다. 청소년도 복용이 가능하다.
신나리·유지연 산부인과 전문의는 유튜브 채널 '더끌림산부인과'를 통해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여성들이 생리를 미루는 가장 흔한 방법"이라며 "보통은 일주일 전에 복용을 시작하면 생리를 늦출 수 있으나 경구피임약을 처음 접해 보는 여성들은 피임약이 내 몸과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부정출혈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기간에 여유를 갖고 의사와 상담 후 복용을 시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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