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우리 아이 첫 등원... 부모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까?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4-03-19 11:00:40
아이가 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 엄마는 온종일 초조하다. 특히 아침 등원길에 울고 불며 가기 싫다고 서럽게 외치는 아이를 떼어 놓고 왔다면 더더욱 그렇다. 아이 걱정에 어린이집·유치원 앞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기도 한다.
5세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A씨는 아이 적응 기간에 피가 마르는 것 같다. A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가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바닥에 뒹굴며 운다”라며 “교실에 들어갈 때도 안 떨어지려고 다리를 잡고 매달려 우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유치원에 입학한 자녀를 둔 B씨도 “최근 유치원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아이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중간중간 눈물을 보인다더라”라며 “짠해서 집에 오면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행동 대신 몸이 아픈 경우도 있다. 5살 딸아이를 양육하는 C씨는 “아이가 새로운 기관에 적응할 적마다 배가 아프다고 한다”라며 “여러 검사를 했음에도 뚜렷한 원인은 찾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매년 3월이 되면 많은 아이가 기관에 처음 등원을 시작한다. 모든 기관은 2~4주에 걸쳐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시기가 워킹맘 엄마들의 가장 큰 고비다. 졸업 후 유치원이나 새로운 어린이집 입소까지 짧은 봄방학이 있다. 게다가 적응 기간에는 아이가 점심시간 전에 하원해 연차 하루 이틀 가지곤 어림도 없다. 이를 하원도우미가 대신해 줄 수도 없기에 조부모 찬스가 없다면 결국 엄마 아빠가 번갈아 해야 한다.
사실 적응 기간이 지난 뒤에도 아이가 원에 가길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슬기롭게 보내야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아이 유치원 에이스 만들기>의 저자이자 유치원 교사인 정은성 씨는 아이가 원에 가기 싫어하는 건 대개 ‘부모의 과잉보호’ ‘격리불안’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부모가 먼저 불안한 마음을 갖지 말고 아이를 믿어 주라고 당부했다.
또 아이에게 원에 가 있더라도 부모와의 유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려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있어도 불안해하지 않고 안심한다는 것이다. 정 교사는 “부모가 아이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불안해하면 아이도 불안해한다”라며 “부모가 침착하게 행동한다면 아이 또한 불안감 없이 자연스럽게 부모와 분리된다”라고 전했다.
어린이집 교사인 D씨는 “아이에게 엄마가 몇 시에 올지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꼭 그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직 시계를 보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시계 작은 바늘이 3에 있고 큰 바늘이 10에 있을 때 엄마가 올게”라고 알려주면 아이는 엄마가 오는 시간을 대략 파악하고 있을 수 있어 안심한다는 것이다.
유치원 원장인 E씨는 “아이가 떼를 쓴다고 생각해 엄하게 대하는 부모가 있는데 그러면 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종종 아빠가 등원시키는 경우 아이에게 마음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울어서 어쩔 수 없다고 집에 데려가기도 하는데 그런 행동 역시 금물이다. E 원장은 “아이는 울면 다시 집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 떼를 쓰기도 한다”라며 “무섭게 굴라는 것이 아니라 단호한 모습으로 원을 떠나야 하고 다시 데리러 왔을 땐 환하게 웃으면서 아이를 꼭 껴안아 주라”라고 조언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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