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건강] 가다실9, 지금이라도 접종할까?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4-03-15 14:10:42
남성의 경우도 암 예방 가능해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지난 2020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화제를 모은 장면이 있다. 주인공 박보검을 비롯해 20대 남성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한 것이다. 또 그룹 슈퍼주니어 규현도 한 방송에 출연해 자궁경부암 1차 접종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성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는다고?’ 의아하다면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Human Papilloma Virus, HPV) 바이러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바이러스 감염이 암의 주원인이기에 예방접종을 할 수 있고 효과도 높은 편이다. 이런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는 대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했거나 파트너가 여러 명인 경우도 있으나 성 경험 없이도 감염된 사례 역시 종종 보고되고 있다. 무증상이라 전염 여부 또한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백신을 통해 사전에 방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HPV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여성은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등이, 남성은 항문암이나 음경암, 그리고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은 두경부암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만 12세~17세 여성 청소년 및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 HPV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백신은 2가(HPV 16·18형 적용)와 4가(HPV 6·11·16·18형 적용)다. 그 외에 HPV 6·11·16·18·31·33·45·52·58형에 작용하는 9가백신인 가다실9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HPV 백신의 접종 권장 대상인 9~45세 여성과 9~26세 남성에게 가다실9 보험 혜택을 공약하기도 했다.
HPV 백신을 국내에선 만 12~13세 접종을 권고한다. 성 경험 이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나 그 이후에도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여성의 경우 만 45세 이전을 접종 대상으로 보고 있다.
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년마다 하는 국가검진으로 지정돼 있어 자궁경부암은 국내에서 줄어드는 추세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암에 걸리는 경우도 많기에 HPV 접종을 하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자궁경부암 및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등과 남성의 항문암, 음경암 등을 예방할 수 있기에 본인이 접종 대상자이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백신을 접종하는 편이 낫다”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다만 9가백신 접종 비용이 60~70만 원이 드는데 여성과 남성 모든 연령이 보험으로 백신 접종을 했을 때 그 비용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는 더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는 ‘HPV백신의 국가접종 확대를 위한 비용효과분석’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12세 여아 대상 9가 백신접종(시나리오 A), 12세 남녀 대상 9가 백신접종(시나리오 B), 현행 국가예방접종사업에 12세 남아 대상 4가 백신접종 추가(시나리오C)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진행한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비용효과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12세 여아의 경우에는 9가 백신 가격을 낮춘다면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만 그 이외는 국내 상황에서 긍정적이지 않다”라고 전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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