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아이 사회성 부족할까 걱정하는 엄마들에게 전문가가 전한 말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5-12-22 11:08:10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서울특별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주최한 ‘2025 양육 포럼’이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특별시육아종합지원센터 강당에서 열렸다. 포럼 주제는 ‘우리 아이 사회관계의 모든 것’으로, 5~7세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번 포럼은 사전에 접수된 질문과 현장 질의를 중심으로 전문가가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요즘 양육자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고민은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한 것 같다’라는 것이다. 현장을 찾은 엄마들은 눈을 반짝이며 “친구가 많은 아이가 좋은 건가요?” “혼자 노는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요?” “친구와 자주 삐치고 다투는데 그냥 두어도 될까요?” 등 또래 관계에 관한 질문을 잇달아 건넸다.
이날 전문가 패널로 참여한 손성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사회성을 “함께 잘 사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친구가 많으면 관계를 연습할 기회가 늘어나는 장점은 있으나 그것만으로 아이의 사회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라며 “혼자 노는 것이나 자기 것을 지키려는 마음 역시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라고 말했다.
‘양보를 잘하지 못하면 사회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유아기는 양보와 자기 보호 사이의 균형을 배워가는 시기”라며 “아이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욕심이 많다’는 식의 평가는 오히려 불안과 죄책감을 키울 수 있다”라고 답했다.
떼를 쓰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손 박사는 “분노와 공격성은 아이가 힘들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가정 내 갈등, 불안 경험, 열등감 등 다양한 배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감각적으로 예민하거나 신경계 조절이 어려운 기질을 타고난 아이도 있다”라며 “이 경우 아이뿐 아니라 부모 역시 양육 과정에서 큰 부담을 느낄 수 있어, 훈육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쉽게 상처받고 감정 기복이 큰 자녀를 둔 양육자에게는 공감 방식에 대한 다른 관점도 제시됐다. 손 박사는 “사소한 상황마다 감정에만 반응할 경우, 아이가 상황보다 감정에 먼저 주목하게 될 수 있다”라며 “감정보다 상황과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짚어주는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친구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아이에 대해서도 “안 좋은 상상 대신 다른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 보게 하는 연습이 아이의 불안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 패널인 오연경 내리사랑교육연구소 대표는 친구의 행동이나 말을 따라 하거나 특정 친구에게 의존하는 모습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자연스러운 사회성 발달 과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유아기에는 ‘싫으면 싫다고 해’라고 가르치기보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선택해 보는 경험을 충분히 쌓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자녀가 친구에게 무시당하거나 물건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오 대표는 “아이의 관계 경계막은 부모의 지나친 보호나 잦은 개입으로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며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지켜보는 경험 자체가 아이의 사회성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아이와 대화할 때는 먼저 감정을 공감한 뒤 사실을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한 다음 그 대안의 기대 효과까지 설명해 주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두 전문가는 사회성이 단기간에 완성되는 능력이 아닌 실수와 갈등, 회복을 반복하며 자라는 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문제로 규정하기보다, 그 행동이 나타난 이유와 맥락을 함께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손 박사는 “문제가 없는 아이는 없다”라며 “다만 문제로 보이는 모습이 반드시 고쳐야 할 결함은 아니고, 아이의 기질이 드러나는 하나의 방식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역할은 단점을 없애는 데 있기보다, 아이가 가진 강점을 통해 관계에서 균형을 찾아가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럼 말미 손 박사는 양육자들에게 이 문장을 함께 따라 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도 잘되고, 저렇게 해도 잘된다” 아이를 하나의 기준에 맞추려는 부모의 불안을 내려놓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아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양육자에게 더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