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AI 삭제 지원 프로그램 운영
여가부,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 서비스 시범 운영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지난 3월, 40대 A씨가 나이를 속인 뒤 13세 여아와 교제하고 성범죄까지 저지른 사건이 벌어져 많은 국민이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여아를 양육하는 부모는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A씨는 오픈채팅을 통해 알게 된 B양에게 자신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사 준 다음 이를 통해 연락했다. A씨는 B양을 다이소, 아트박스 등에 데려가 선물을 사 주며 친분을 쌓았다. A씨는 B양에게 자신이 19세이며 고등학생이라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휴대전화를 발견한 B양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A씨는 경찰에 넘겨졌다. A씨는 미성년자의제강간치상과 강제추행,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피해자는 3736명에 달했다.
가해자가 피해 아동·청소년을 촬영하는 방식은 2019년 72.7%에서 2022년 44.6%로 감소했다. 한데 가해자에게 유인하거나 협박당해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하는 방식은 2019년 19.1%에서 2022년 52.9%로 매우 증가했다.
일상 사진을 디지털 공간에 올리기만 해도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이충민 푸른아우성 대표가 EBS 뉴스와 인터뷰에서 청소년이 자신의 SNS를 비공개로 하면 안전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경우 다른 게시물에 올린 경로로 대상자의 정보를 파악하고 친해지는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고 모바일 기프티콘 같은 선물 공세를 한다”라며 “만나지도 않았는데도 사귀는 사이,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하며 그 뒤 음란한 대화를 유도하거나 신체 사진 전송, 영상 요구 등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그루밍 성범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대표는 “예방이 중요하다”라며 “아동은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고 사용량을 관리하고 보호 설정을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청소년 시기이며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일어났다면 적극적인 부모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자녀에게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일어났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여가부의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예방 안전수칙’에 따르면 촬영·유포·협박 등으로 두려움을 느낄 때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청소년상담전화(지역번호+1388), 여성긴급전화(1366) 등 전문 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또 지난달 4월 25일부터 여가부에서 시범 운영 하는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가 의심되면 캡처해 증거 확보를 하고 피해 내용을 곧바로 접수할 수 있다. 접수된 사례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초기 상담을 진행한다. 센터에선 경찰에 수사 의뢰하거나 지원 기관과 연계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의 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로 직접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도 있다. 센터에선 ‘디지털 성범죄 AI 삭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AI는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피해 영상물을 검출하고 빠르게 삭제하며 재유포를 막는다. 서울시 AI 프로그램은 지난해 4월부터 7개월간 총 45만 7440건 영상물을 모니터링했는데 사람이 할 때와 비교해 1265% 증가했다고 한다. 시는 자체 AI 모델을 전국의 성범죄안심지원센터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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