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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석 교수 |
[맘스커리어=김용석 경희대 한의과대학 주임교수] 인체에서 가장 섬세한 동작과 감각을 가지고 있는 곳이 어디일까요? 그곳은 바로 손입니다. 그래서 손을 통해 각종 문화와 예술이 창조되므로 손을 인류문명의 개척자이자 산 증인이라고 합니다.
결국 인류의 문화는 손과 함께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뇌와 손은 각각 독립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대뇌의 명령에 의해서만 손은 움직이도록 되어 있고, 손에서 받은 정보도 일방적으로 대뇌로만 보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손 운동을 많이 하게 되면 대뇌의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흔히 '젓가락을 잘 사용하면 머리가 좋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한의학에서 인체가 소우주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 말은 소우주인 인체가 대우주에 순응해야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런 논리라면 인체가 대우주의 축소판인 소우주인 것처럼 인체의 일부분도 인체에 대해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체는 하나의 유기체이므로 내부 장기와 체표의 각 조직이 일정한 대응관계를 지니게 됩니다. 그래서 내부 장기의 어떤 병리변화는 이에 대응하는 체표의 일정한 부위에 반응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습니다. 손도 예외가 아닙니다.
'황제내경'에서는 손과 내부 장기와의 관계를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손바닥이 더우면 육부(六腑)에 열(熱)이 있는 것이고, 손바닥이 차면 육부가 차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손과 장부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손을 진찰하는 것은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손이 차가우면 아랫배도 차고, 소화기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바닥에서 엄지손가락 아래 볼록한 부위에 푸른빛이 많이 돌면 위장이 차가운 것이고, 붉은 빛이 많이 나타나면 위장이 뜨겁다는 것입니다.
또 갑자기 검은 빛이 돌면 저린 증상이 오래 된 것이라고 봅니다. 손바닥이 손등보다 뜨거우면 음식에 상했거나 병이 내부에 있는 것이고, 손등이 손바닥보다 더 뜨거우면 감기에 걸렸거나 병이 바깥에 있는 것으로 봅니다.
간혹 영화를 보게 되면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당신이 최고입니다"라는 것을 표현하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반대로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면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장면도 보게 됩니다.
실제로 로마의 황제들은 사람을 죽이라는 신호로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엄지손가락은 다른 네 손가락과 관계없이 움직일 수 있으며 모든 손가락 중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입니다.
엄지손가락은 다른 어느 손가락과도 맞보고 잡거나 비틀거나 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이 있으므로 엄지손가락만 있으면 손의 모든 기능을 거의 다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손가락을 다치더라도 외과 의사들이 엄지손가락만은 살리려고 애를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폐가 약한 사람은 주먹을 쥐는 것이 다릅니다.
대부분 폐가 약한 분들은 엄지손가락을 속으로 넣거나 둘째손가락과 셋째손가락 사이로 엄지손가락 끝이 보이도록 쥐게 됩니다. 엄지손가락에는 폐와 관련된 경락이 흘러갑니다. 폐(肺)란 글자를 보게 되면 고기 육(月)변에 시장 시(市)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 말은 폐경은 재물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곳입니다. 그래서 폐경(肺經)이 발달한 사람은 재물에 대한 상업적 두뇌회전이 빠르게 됩니다.
예로부터 엄지로 흐르는 폐경이 발달하고 엄지 아랫부분이 두툼하면 재물 복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적으로 볼 때 마른 사람이 엄지손가락이 적당하게 크면 좋지만, 뚱뚱한 사람이 엄지손가락이 지나치게 크면 조심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마른 사람은 대개 양의 기운이 많은데 폐경의 음의 기운이 발달하게 되면 음양이 조화를 이루게 되므로 좋은 것이지만, 뚱뚱한 사람은 대개가 음의 기운이 많은데 거기에 폐경의 음의 기운이 더해지면 음이 과하기 때문에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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