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독서 릴레이에 참여하니, 정말 감격스럽고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독립정신을 이어가는 큰 의미를 담은 순간이었기에 더욱 뜻깊었다. 또한 여러 목소리가 함께 모여 역사를 기리고, 동시에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과정에 함께했다는 사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소연 씨의 소감이다. 임 씨는 친구와 행사장을 찾아 윤동주 시인의 시를 낭독하며 역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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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이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한 문장씩 이어 읽고 있다.[사진=김혜원 기자] |
서울시는 광복 80주년과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기를 맞아 지난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시민과 ‘세계 최대 독서 릴레이’ 기네스북 도전에 나섰다. 이번 행사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전문을 시민이 한 문장씩 이어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학으로 일제에 저항한 윤동주 시인을 기리며 광복 8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참가자 모집은 사전 선착순 신청과 현장 접수 방식으로 진행돼 시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 행사장 주변은 책을 들고 낭독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기대에 찬 표정 속에서 시민들은 한 문장씩 시를 이어 읽으며 모두가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나눴다.
서울도서관은 광복 80주년, 윤동주 서거 80주기의 의미를 담아 목표 인원을 3180명으로 정했으나 현장엔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몰려 결국 총 3532명이 참여했다. 오전 8시에 시작된 행사는 10시간 12분 만인 오후 6시 34분에 끝이 났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2015년 인도 구자라트주에서 3071명이 <간디 자서전>을 낭독하며 세운 종전 기록을 넘어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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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야외도서관 세계 최대 독서 릴레이 기네스 세계 기록 도전[사진=김혜원 기자] |
오은영 서울 명예시장의 낭독으로 행사의 문을 열었으며, 총 14개 그룹이 1시간 간격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낭독은 윤동주가 유학했던 일본 릿쿄대에서 윤동주 기념비 건립을 추진 중인 이향진 교수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독 청년이 눈에 많이 띄었다. 전체 참가자 가운데 2250명(47.9%)이 20~30대였다. 서울시는 이를 두고 “책과 독서 문화가 더 이상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줬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성과는 서울시가 꾸준히 추진한 독서문화 활성화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올해 서울야외도서관은 운영 방식을 개선해 서울광장(‘책 읽는 서울광장’), 광화문(‘광화문 책마당’), 청계천(‘책 읽는 맑은 냇가’) 등 공간별 콘셉트에 맞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상반기 방문객 가운데 11%가 외국인일 정도로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9월 한 달간은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야간도서관’을 운영한다. 초가을 선선한 바람 속에서 독서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야외도서관은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세계 최대 독서 릴레이’의 성공은 서울야외도서관 재개장과 ‘도서관은 쿨하다’ 캠페인 등 서울시의 지속적인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가 새로운 독서문화를 주도하고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광복 80주년과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도전은 대한민국이 세계 기록을 새롭게 쓰는 성과로 마무리됐다. 시민이 한마음으로 목소리를 모아 역사를 기리고, 문학으로 미래를 이어간 순간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조국과 민족을 향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80년이 지난 오늘, 시민이 함께 그의 시를 낭독하며 그 뜻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이번 기록은 더욱 값지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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