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까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8-09 09:40:15
제25회 잼버리, 8월 1~1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서 개최
폭염 대비 부족·부실한 음식·시설 미비 등 문제점 나타나
민관 총력으로 지원했으나 태풍으로 대피 결정
▲[사진=세계스카우트연맹]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청소년 야영 축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올해는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잼버리는 만 14~17세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 청소년 국제 행사로 올해는 159개국에서 총 4만3000여 명이 참가했다. 


8월 1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되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주제는 '너의 꿈을 펼쳐라!'이다. 한쪽 면이 바다와 접해있는 새만금 매립지에 여의도의 3배 규모에 달하는 야영장을 조성해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꿈의 잼버리'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출발했다. 

▲부안군 새만금 일원에 조성된 야영지 모습[사진=세계스카우트연맹]

그러나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개막 첫날 온열 환자가 400명 이상 발생하는 등 잼버리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7.4km에 이르는 덩굴 터널과 그늘 쉼터, 안개 분사 시설도 무용지물이었다. 

야영장 내 물웅덩이에는 모기가 들끓었고 화상벌레에 물려 고통을 호소하는 청소년도 속출했다. 화상벌레는 페데린이라는 독성 물질을 분비해 벌레와 접촉하기만 해도 피부가 부어오르면서 화끈거리고 물집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환자들은 속출하는데 환자를 치료할 진료실과 병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시설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관리가 안 되는 더러운 화장실에서는 간혹 불이 안 켜지거나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남녀 공용인 샤워실은 천막으로 돼 있어 옆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안이 보이는 구조였다. 

곰팡이가 핀 구운 계란이 제공되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이 흰밥과 두부 2조각으로 나오는 등 부실한 음식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여기에 더해 전기 시설 부족으로 휴대폰 충전이 불편한 점, 터무니없이 비싼 편의점, 부족한 식수 공급 등 잼버리 현장의 각종 문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왔다. 청소년들의 안전을 우려한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 국가는 결국 잼버리 조기 퇴소를 결정했다.

참가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전 세계에서 불만이 폭주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정부는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잼버리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고 지자체와 기업들, 의료계, 종교계 등도 앞다투어 지원에 나섰다.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파견됐고 생수와 생활용품 등이 공급됐으며 그늘막과 휴식 공간도 추가로 설치됐다.   

민관의 총력 지원으로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고 잼버리 야영장도 다시 활기를 찾나 싶더니 또 하나의 복병이 등장했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방향을 튼 것이다. 

잼버리 야영지가 태풍 카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자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조기 철수를 요청했고 주최 측은 참가자들을 수도권 등지의 시설에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오전부터 3만6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순차적으로 새만금 야영지를 떠났다. 이후 일정이나 프로그램은 수도권 지역의 영외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의 장소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조기 퇴소한 미국, 영국 대원들도 폐영식에는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과 미흡한 시설로 각종 논란에 시달리던 새만금 잼버리는 결국 태풍으로 인해 막을 내리게 됐다. 아무쪼록 수도권 지역에서 진행될 남은 일정들이 무사히 마무리돼 잼버리 참가자들이 좋은 기억을 안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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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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