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창업, 경력단절여성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달라”
[맘스커리어=신화준 기자] 전세계가 일시 멈춤 버튼을 누른 것처럼 흘러갔던 팬데믹 2년. 모든 것이 변했다. 우리 삶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의식주관련 생활방식부터 ‘밥벌이’까지 2년 전의 삶은 기억조차 나질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특유의 위기극복 능력을 발휘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이달부터는 질병과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로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예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걸 알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과 관련된 일자리는 가장 큰 변화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로 거리 두기와 각종 규제로 인해서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았고, 수많은 제조업체들도 폐업 위기를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비대면 문화가 습관이 되면서 다시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서 관계법령이 시행된 지 10년째인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생’을 위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영리·비영리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기업들은 폐업 위기에도 사회문제 해결을 포기하지 않으며 지난해부터 각자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사회적기업의 존재 이유인 ‘함께해야 멀리 간다’는 정신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덕분이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사회적기업 5년 생존율은 79.7%다. 일반 민간 기업 생존율의 2배를 넘는다. 사회적기업의 활성화와 생존이 공생하며 살아가야 하는 새로운 시대의 해법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기업을 육성·지원하고, 성장하고 생존할 수 있는 활동을 경기도권을 중심으로 펼치는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주태규 이사장을 만나 문답을 통해 사회적기업과 창업활동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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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태규 이사장. |
Q. 먼저 사람과세상의 설립목적과 간단한 소개를 해달라.
A.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은 ‘더 멋진 세상을 위해’ 사회적경제를 통한 사회적가치 창출과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조직을 지향하며 설립된 법인이다. 사회적경제조직에 대한 다양한 지역자원을 연계해 사회적경제 기반조성, 성장지원 등의 생태계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Q. 사회적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 소셜 미션 등 더 쉽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달라.
A. (사회적)협동조합, (예비)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바로 사회적경제조직이다. 제도적으로 구분돼 있지만 소셜 미션이라고 하는 지역 내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겪는 대상을 위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지불능력이 부족한 대상을 위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내 낙후된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 등을 비즈니스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혁신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동안 관심이 부족해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지 지역 내 다양한 업종과 형태로 사회적 경제는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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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태규 이사장. |
Q. 팬데믹이라는 유례가 없었던 상황과 맞물려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중요성과 역할이 더욱 커졌다. 조합에 대한 미션과 비전에 대해 말해달라.
A. 우리 조합의 미션은 ‘사회적경제의 활성화와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전문가조직을 지향하고, 사회적경제를 위해 헌신하며 사회적경제의 네트워크 허브로서 역할을 하고자 함’이다. 우리 조합의 비전은 ‘연대와 협동을 통한 사회적경제의 활성화와 사회적가치 창출을 지원하여 더 좋은 세상을 꿈꾸는 전문가 조직을 지향한다’이다. 미션과 비전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경제에 대한 애정과 헌신으로 노력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꿈꾸는 조직으로 말할 수 있겠다.
Q. 그 어떤 기관보다 지역과 밀착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들과 이에 대한 목표를 소개해달라.
A. 경기도는 지역별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양과 질적인 면에서 편차가 심한편이다. 지역적 특성도 상이하고, 생활권이 겹치는 경우도 많아 케이스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아무래도 최근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우리 법인이 가지고 있는 강점 중 사회적경제 창업인큐베이팅과 사회적경제 인식확산을 위한 교육사업에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 정량적인 목표를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국민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사회적경제가 더 이상 생소하지 않고 생활가까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사업을 추진하는 있어서 어려움은 없는가.
A. 우리 법인의 업무특성 상 정책을 담당하는 행정·의회, 사회적경제조직, 민간기업, 대학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연대와 협력, 소통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서로의 이해수준과 이해관계가 다름으로 인한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줄이는 것이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법인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상태로 능숙하게 어려움을 처리해 나가고 있다.
Q. 올해로 출범 6년째이다.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
A. 지난 6년간 함께 해준 조합원 분들과 임직원 분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대외적으로 고생과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은 부분이 자랑할만한 성과라고 하겠다. 사회적경제활성화를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국무총리, 기획재정부장관, 경기도, 경기도의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다양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지원기관의 존재의 이유가 되는 사회적경제조직의 협의체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은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느냐에 대한 초심을 되돌아보고 힘이 되는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의 과제는 우리 법인도 스타트업으로써 한 번은 오게 되는 성장통을 겪고 있으며 슬기롭게 대처해 사회적경제기업과 더불어 지원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Q.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경력 단절된 여성들은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조합에서는 이러한 창업 인큐베이팅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성공사례와 아이템이 있다면 들려주기 바란다.
A. 경력단절여성 분들이 직접 창업을 하시거나 서비스 수혜대상자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있다. 대부분은 본인의 경험을 비추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충분한 준비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창업과정은 그러한 기회비용을 매몰비용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교육과 컨설팅, 멘토링을 제공해 확률을 높이는 과정이다. 특히 사회적경제기업으로서의 창업은 소셜 미션이 중요하게 평가받기 때문에 나보다는 회사, 회사 밖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회적자본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연대와 협력을 하는 훈련이 요구된다. 또한 성공의 기준을 재무적 기준이나 사회적가치 기준으로 구분해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정하게 성공한 모델을 제시하기보다는 임신, 출산, 육아 등의 경험에서 정부의 공공서비스 부족, 낮은 시장성으로 민간기업이 진입하지 않은 사각지대를 찾아 접근하는 창업모델이 다수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Q. 창업을 꿈꾸는 육아맘들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라든지, 마음가짐, 그리고 사회적경제안에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조언을 해준다면.
A. 사회적기업이 아니더라도 창업은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한다. 사회적경제영역에서의 창업을 꿈꾼다면 우리 법인과 같은 지원기관이 광역과 기초지자체 단위로 활동을 하고 있다. 충분한 상담과 컨설팅을 통해 사회적경제 창업에 진입하고, 내가 인지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과연 사회적경제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정답이나 해답이 될 것인지에 대하여 끊임없이 본인과 함께 하는 구성원들 간에 논의해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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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태규 이사장. |
Q. 마지막으로 맘스커리어는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경력단절여성들의 문제를 짚어내고 해결방안을 제시해 궁극적으로 저출산을 극복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창간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글쓰기 및 크리에이터 교육 등을 통해 엄마전문기자단으로 고용하는 미디어가 되려는 첫 발걸음을 시작했다. 조언과 함께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깊이 새겨듣겠다.
A. 빠르게 시대가 변화하고 편리성이 높이지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대한 부담은 커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맞벌이로서의 어려움과 정보부족은 더욱 힘든 육아를 오로지 부모와 아이가 감당하는 구조가 고착화 된다는 아쉬움이 많이 있다. 정확하고 실효적인 정보를 교류하고 경험에서 나오는 육아에 대한 노하우를 매개로해 본인이 가진 전문성과 직업훈련을 통한 경력단절 없는 모델이 필요하다. 경력단절이 육아·출산으로 인한 것에 기인하더라도 사회로의 재진입은 장벽이 되지 않아야하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지 않을까한다. 이러한 사회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기업 창업을 시도한 맘스커리어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창간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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