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
하지만 그래도 연말이면 명동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상가들이 문을 닫고 소상공인들도 시름이 깊었지만, 어젯밤 예술 극장 앞 도로는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는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고, 사람들은 쇼핑과 먹거리를 즐기며 연말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34년 전, 청운의 꿈을 꾸며 입행 사령장을 받았던 한일은행 건물. 지금은 롯데백화점 소공 에비뉴로 바뀌었지만, 파리 개선문 샹드리제보다 더 아름답게 반짝이는 조명은 여전히 명동을 대표하는 겨울 풍경이다.
또한 회현동 우리은행 맞은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 파사드는 가장 핫한 크리스마스 풍경이다. 그 멋진 야경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모두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 |
▲구세군 자선냄비 풍경 모습 [사진=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
하지만 역시 겨울 풍경의 백미는 구세군 자선냄비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 해안에 표착한 난파선 생존자를 위한 모금에서 한 구세군 여사관의 아이디어로 냄비를 사용했던 것이 그 시초였다. 그리스도교, 구세군의 선교와 더불어 각국으로 확산된 자선냄비는 1928년부터 우리나라에도 시작되었다.
누군가 그랬다. '냄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냄비는 역시 구세군 자선냄비'라고! 올해 들어 구세군 자선냄비와 세 번을 마주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시청 앞, 그리고 명동 예술 극장 앞에서였다. 구세군의 복장과 빨간색 자선냄비, 그리고 은은한 사랑의 종소리는 자동으로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붉은 세 다리, 냄비 모양의 모금통, 제복을 입은 멋진 구세군 사관의 손 종소리. 이보다 더 멋진 겨울 풍경이 있을까!
매년 말 한 달여간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나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매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기부금을 넣으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그렇다. 구세군 자선냄비 앞에서 1000원 한두 장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다. 그것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고, 사랑의 메아리이고, 온기 가득한 나눔의 통이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이다.
겨울은 추운 계절이지만, 따뜻한 마음과 나눔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마음을 더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퇴계 선생과 두향이의 사랑의 꽃 매화가 그려져 있는 1000원 한 장이 자선냄비 속으로…. 생각만 해도 기분 좋으리라.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