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대입 지원’에 나서다

김혜원 엄마기자 / 2025-12-04 13:10:04
학생·학부모 “정보 접근 어려워” 지적 속 지방정부 대응 잇따라
“지속 가능한 공공 지원 체계 필요”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최근 수능을 치른 딸을 둔 A씨는 “아이 입시를 앞두고 너무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라 미안하다”라며 “담임선생님께 상담을 받았지만 안정권 대학만 제시해 주신 것 같다. 주변에서는 ‘학원에서 컨설팅을 받아보라’고 하는데 비용도 천차만별이고, 워낙 업체도 많아서 어디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고교학점제 도입 및 대입 제도 변화 등으로 고교 학생·학부모의 정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학교 상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민간 학원에서도 자체적인 진학 지도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일등급솔루션 김세경 원장은 “입시전문가 컨설턴트 2급을 취득했고,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위해 1급까지 준비 중이다”라며 “예전보다 학부모의 진학 상담 문의가 확연히 늘어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입시 정보 격차는 교육 현장에서도 꾸준히 문제로 제기돼 왔다. 지난달 17일 열린 경기교육이음포럼에서 정미라 경기교육연구원 부소장은 ‘진로진학지도의 정보 비대칭성 심화와 공교육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복잡한 대입 구조와 잦은 제도 변경으로 인해 학생·학부모의 정보 격차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학생 패널로 참여한 김세빈(산본고3)·이채희(수원외국어고3)·김용준(수원삼일고3) 학생들도 진로 탐색 과정에서 마주한 정보의 괴리와 접근성 부족을 공통된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들은 학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실제 필요한 진로 정보와 연결되지 않는 점, 전국 대학·학과·전형 정보를 통합해 안내하는 체계적 정보 플랫폼 부재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처럼 정보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학생·학부모의 입시 부담을 덜기 위해 직접 대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울릉군은 도서지역 학생들의 정보 접근 한계를 줄이기 위해 지난 28~30일 사흘간 체험형 진학캠프를 운영했다. 울릉중·울릉고 학생을 대상으로 고입·대입 전략 설명회를 열고, 지역 최초 1대1 맞춤형 입시컨설팅도 진행했다. 서울 대치동에서 활동하는 입시 강사들이 울릉도를 찾았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도서지역 학생들도 육지와 동일한 수준의 입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사진=울릉군]

 

용인특례시는 연중 진학박람회를 운영해 지자체 차원의 정보 제공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 단국대에서 열린 ‘2026학년도 수시대비 대학입시박람회’에서는 현직 교사 상담, 대학 입학처 상담, 재학생 멘토링, 입시 스트레스 심리상담 등이 진행됐다. 오는 12월 14일에는 정시 대비 성적 분석, 전공별 대입 전략 특강 등을 제공하는 ‘하반기 2026학년도 대학입시박람회’를 시청 에이스홀에서 개최한다.

 

▲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을 통해 AI 기반 진로·진학 코치를 도입했다. 수능 가채점 성적을 입력하면 대규모 합격·불합격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정시 합격 가능 대학을 예측해 준다. 수능 이후에는 현직 교사와 전문 컨설턴트가 참여하는 1대1 정시 상담, 논술 지원자를 위한 맞춤형 멘토링도 병행한다.

지자체의 이러한 지원이 입시 정보 격차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평가가 있지만, 사교육 의존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51개 지자체가 사교육 강사를 초빙해 대입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서울 12곳, 경기 7곳, 경북 8곳 순이었다. 단체는 이러한 흐름이 공공 진학 지원 체계 강화가 더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입시 정보 격차가 커지고 공교육의 진로·진학 기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지자체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교육 강사 초빙이나 단발성 설명회에 그치지 않고, 지역이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공 진학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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