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는 일주일에 한 번 소독하고 한 달에 한 번 교체해야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유기화학자인 윤정인은 ‘과학자의 설거지와 엄마의 설거지는 다르지 않다’라는 칼럼에서 과학자의 삶을 즐기기에 적합한 사람은 가사노동을 군말 없이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사노동을 잘하는 친구들이 실험 수행 시 오차가 적고 그래야 좋은 데이터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이를 혹시 과학자로 키우고 싶다면 꼭 설거지를 시키시길”이라며 “실험실 노동의 기본은 청소와 정리, 설거지이기 때문”이며 “이런 노동은 삶의 기본이라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종종 가사노동을 홀대하는 사람들을 본다. 설거지는 대충 하면 된다며 허드렛일처럼 여긴다. ‘집에서 하는 노동’은 사실 밖에서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윤정인 화학자의 말처럼 실험실에서나 집에서나 비슷한 일을 하기도 한다. 이런 설거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제대로 씻기지 않은 접시를 사용하며 우리 몸에 조금씩 세제가 쌓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섭취된 세제 잔여물이 소주잔 기준 1~2잔이라고 한다. 그럼 똑똑한 설거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설거지할 때 대개 수세미에 세제를 잔뜩 넣고 거품을 낸 뒤 박박 닦는다. 43세 직장인 A씨는 “수세미로 닦고 물로 뽀득뽀득 세척해야 제대로 닦인 것 같아 안심된다”라고 말한다. 한데 이런 설거지법은 되려 세제가 체내에 축적될 뿐 아니라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4년 세제가 많다고 세척효과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세척제 농도가 0.1% 이상이면 세척 효율이 더는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설거지 방법도 소개했다. 세제에 표기된 방법에 따라 물로 희석한 다음 그 희석액을 수세미에 묻혀 사용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식기를 불리는 시간이 길수록,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식기를 씻기 쉬워진다”라고 설명했다. 또 1종 세척제는 채소와 과일 등을 2종 세척제는 식기와 조리기구를 닦아야 한다며 2종 세척제를 1종 세척제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헹굴 적엔 마실 수 있는 물을 사용해 15초 이상 헹구고, 물을 받아서 쓸 땐 물을 교환해 가며 3회 이상 충분히 헹구면 세척제 성분이 남아 있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설거지를 할 때 쓰는 수세미에 수십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노르웨이 식품 연구기관 노피마 연구팀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세미 1개에는 지구상 인류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가 있다”라고 밝혔다. 주방 수세미는 습기에 계속 노출돼 있고 내부에 음식 잔여물이 쌓여 박테리아가 증식하기 이상적인 환경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 수세미 세균 및 박테리아 번식이 절정에 달한다고.
이를 방지하려면 수세미를 한 달에 한 번씩 교체하며 일주일에 한 번은 소독해야 한다. 소독 뒤 잘 말린 다음 다시 사용하면 된다. 아크릴이나 면 소재 수세미는 베이킹소다, 식초 등을 섞어 소독하고 스테인리스 소재는 전자레인지 대신 끓는 물에 10분 정도 삶는다. 일반 수세미는 물에 담가 전자레인지에 2분가량 돌리면 세균이 박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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