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운영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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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유아 수가 줄어들며 어린이집이 매년 1900여 곳씩 문을 닫고 있다. [사진=Zurijeta] |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어린이집 원장님이 전화를 하셔서 갑자기 폐원한다고 하시는 거예요. 일하는 중간에 전화를 받고 정말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서울시 송파구에 사는 워킹맘 이씨는 지난봄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갑작스러운 어린이집 폐원 소식에 며칠간 회사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로 걱정이 많았다고. 다행히 보육 공백 없이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아이 적응 기간 내내 애를 먹었다.
영유아 수가 줄어들며 어린이집이 매년 1900여 곳씩 문을 닫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만 238곳이던 어린이집은 지난 8월 기준 3만 1099곳으로 27% 줄었다. 5년간 9139곳, 매년 평균 1828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줄 잇는 어린이집 폐원은 저출산 영향 탓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영유아는 지난 2017년 145만 243명에서 지난 8월 105만 4928명으로 5년 새 39만 5315명(27.3%)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컸다. 어린이집 운영이 중단된 경우가 많았고 아이의 감염을 우려해 가정 보육을 선택한 부모가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0년 한 해에만 총 3237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무료 0.75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영유아 수가 줄면서 어린이집뿐 아니라 소아과, 산부인과 폐업도 늘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그 부모에게 돌아갈 것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7월 실시한 ‘청년의 연애, 결혼, 성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산을 원하지 않는 사유 가운데 하나로 ‘아이를 잘 키우기 어려운 사회 환경’이 있었다.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최소한 인프라인 산부인과, 소아과, 어린이집조차 갖추지 못하면서 강력한 저출생 반등 대책을 세우는 건 명분이 없지 않을까. 꼭 필요한 기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해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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