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수 26만600명, 매해 줄어
[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에게 유익하고 빠른 정보는 필수! 워킹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수템과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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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또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3.4%)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로, 합계출산율 0.81명은 여성 1명이 평생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수치를 나타낸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6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800명(-4.3%) 줄었다. 연간 출생아 수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까지만 해도 100만명대였으나 2001년 50만명대, 2002년 40만명대로 감소했다. 이후 2017년 30만명대로 내려앉은 뒤 불과 3년 만인 2020년부터 2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조출생률)도 5.1명에 그치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OECD 꼴찌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0명대는 우리나라뿐이다. 한국의 낮은 출산율에 외신도 주목했다. 외신에서는 "한국 여성들이 출산 파업을 하고 있다", "이번 세기말에는 인구 절반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언론 BBC는 한국의 저조한 출산율에 대해 집값과 여성의 경력 단절, 경제적 부담 등을 꼽았다. BBC는 ”한국 여성들은 교육 수준이 높지만 성별 임금 격차에 시달린다“며 ”한국에서 가사와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며, 여성은 출산하고 난 뒤 직장을 그만두거나 경력이 단절되는 사례가 많다“고 짚었다.
출산과 육아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저조한 출산율의 원인으로 꼽혔다. BBC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든다. 많은 청년이 천문학적 주거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상승한 서울 집값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 모두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남자친구가 있는 30대 한 여성은 ”서울 집값 자체가 넘사벽“이라며 ”회사를 아무리 열심히 다녀도 서울에 내 집 마련은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남자친구와 오래 사귀었지만 집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은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부모 도움 없이 불가능한 시대“라며 ”부모님 노후 준비도 해야 하는데, 자식 집까지 지원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연애는 하고 있지만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다. 만약 결혼하더라도 아이는 고민해볼 것 같다. 집값에 양육비까지 생각하면 답이 없다“고 털어놨다.
결혼하지 않은 삶, 비혼을 외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2022)에 따르면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은 2015년 37.0%에서 2020년 52.9%로 증가했다.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서울시가 지난해 1인가구 3079명(여성 1635명, 남성 14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면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1인 가구의 86.2%는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2017년 대비 3.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1인가구 예상 유지 기간은 ‘평생23.6%로 가장 많았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장점으로는 ‘자유로운 생활 및 의사 결정’이 3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31.1%), ‘직장 업무나 학업 등에 몰입’(9.6%)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은 했지만 출산은 포기한 부부도 많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는 ‘나라경제 5월호’에서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 등을 인용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이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23.3% 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전 세대에서 ‘무자녀에 동의한다’는 응답률은 같은 기간 21.3%에서 28.3%로 7.0% 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결혼한 30대 부부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딩크족’이다. 이 부부는 ”아이가 있으면 또 다른 행복이 있겠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다“며 ”아이를 낳으면 정말 좋은 환경에서,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키우고 싶은데 그럴 여건이 안 된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안 낳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정책은 미비하다. 각종 지원금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회성이 많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려 하는지 원인부터 정확히 파악해 주거비용이나 교육비, 양육 부담 등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맘스커리어 / 권지현 기자 kjh1030@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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