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힘이 될 귀한 아이를 주변 어른들이 잘 보살펴야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다섯 자녀를 둔 엄마가 뇌종양으로 쓰러졌다. 수술 후 뇌경색까지 발병한 상황이라 아빠는 회사까지 휴직하고 병간호에 나섰다. 부모 없이 남겨진 다섯 아이를 위해 광주 광산구 우산동 마을 어른들이 힘을 모았다.
지난 11월 24일 광산구에 따르면, 부부와 다섯 자녀의 가정이 위기를 맞았다. 아이들 엄마 A씨는 지난 10월 뇌종양 수술을 받고 이후 뇌경색까지 발생해 줄곧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들 아빠는 회사까지 휴직하고 병원에서 아내를 간호하느라 초중등생인 다섯 자녀는 돌봐 줄 어른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마을 주민들은 아침, 저녁으로 A씨 집을 방문해 아이들이 잘 있는지 살피고 반찬을 해서 가져다주는 등 세심하게 챙겼다.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광주사회서비스원 등과 협력해 맞춤형 급여, 생필품 및 반찬 지원, 긴급돌봄, 아동 급식 등 복지서비스 연계‧지원에 나섰다.
우산동은 각 지원기관과 아이들이 재학 중인 학교와 사례회의를 열고, A씨 가정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웃들은 A씨가 퇴원 후 집으로 돌아와 지낼 일까지 염려했다. 현재 A씨 가족이 거주하는 연립주택의 출입 통로에는 계단만 있어 휠체어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주민들은 경사로 설치 방안을 모색했고 광산구는 주택 개선 사업과 연계해 경사로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산동과 하남로타리클럽은 A씨 집 도배와 장판 교체 등을 하고 다섯 자녀를 위한 공부방도 꾸며 줬다.
A씨의 다섯 아이를 위해 우산동 마을 전체가 한마음으로 돕고 있다. 지원 활동에 나선 우산동 마을 사람들은 다섯 자녀의 이름을 따 ‘수’s 패밀리 돌봄 대작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광산구 관계자는 “한 가정을 살리기 위해 마을이 움직였다”라며 “평안과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지역공동체와 함께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감소한 6만 4085명으로 1981년 통계 기록을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다가온다. 아이 출산을 장려하는 데에도 물론 심혈을 기울여야겠지만 낳은 아이를 부모뿐 아니라 주변의 어른이 잘 보살펴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중요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우산동 마을 어른들의 따뜻한 손길은 다섯 아이에게 어른의 보살핌을 받은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우산동 주민들은 다섯 아이가 잘 자라 또 다른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 주기만을 바랄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해 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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