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잘 먹고 잘 사는 아이로 잘 키우기! 아이들을 관찰하자

이정수 작가 / 2023-12-20 13:10:01
▲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맘스커리어=이정수 작가] 12월이 되어 잘잘잘(잘 먹고 잘 사는 아이로 잘 키우기)에서 아이들이 결정한 프로젝트는 우리들의 노래 만들기였다. 초등학교 3학년이 작곡이라니 상당히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해보자고 했다. 

 

나도 어릴 때 친한 친구와 밤하늘을 보면서 그 친구를 위한 말도 안 되는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있어서,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대신 나는 그냥 흥얼거렸던 것이 끝이었고, 우리 아이들은 실제 스튜디오 가서 곡을 만들어 녹음까지 하게 하고 싶었다. 다행히 내 친구 중에 아카데미를 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서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 보통의 초등학생들이 하기 쉽지 않은 영역의 일이고, 그곳의 환경이 아이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나도 내심 엄청난 곡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근거렸다. 

 

처음에 한 일은 대주제를 정하는 일이었는데, 아이들답게 ‘우정’이란 키워드를 바로 선정했다. 그리고 가사들이 밴드에 올라왔는데, 첫 번째 친구의 가사가 충격적이었다. 

 

‘아 오늘도 망했어. 인생이 괴로워. 어른들은 모르는 초딩들의 삶이 너무 답답해.’

 

평소에 가장 밝고 말을 잘하는 친구의 가사의 첫 소절이다. 약간 어느 래퍼의 랩을 흉내 낸 것 같기도 한데, 아이가 실제 저런 감정을 느껴봐서 적은 거라고 해서 좀 놀랐다. 그래서 우리 딸의 가사도 궁금해졌다. 

 

‘오늘도 하루가 처참하게 끝나버렸어. 잘하지 못하는 내가 밉고 싫어. 내일도 망해버릴지 걱정만 들어 하지만 인생이 그렇다 해도 우리가 곁에 있기에 하루하루가 보람되게 해줄게 Lets go!’

 

당황스러웠다. 내 기억엔 리예는 하루가 처참하게 끝나버린 적이 없었던 것 같고, 인생을 이런 느낌으로 느끼게 해준 적도 없었던 것 같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 역시 내 생각이고, 아이들은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으니 '그렇구나~' 하면서 넘어갔다. 

 

이제 그 가사를 가지고 아카데미로 갔다. 보컬 테스트도 받고, 작곡가에게 미디 찍는 법을 배우고, 보컬 트레이닝도 받았다. 그런데 회차가 지날수록 열의가 떨어져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리듬을 만들기 위해 돌아가면서 음악 위에 자기 좋아하는 느낌의 소리를 찍어보고 있는데, 우리 딸은 친구와 만화를 그리고 있었다. 작곡이라는 고부가가치의 재능이 싹이 트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는 다르게 본인이 더 재미있는 것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우리 자녀들을 잘 관찰해 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다. 취학 전의 아이들은 보호의 필요성과 그 특유의 귀여움으로 인해 관찰을 많이 하게 되지만 취학 후엔 다 키웠다는 생각 때문인지, 아이보다는 학원 라이드 시간표를 더 보게 되는 것 같다. 

 

학원에서도 뭔가를 배우겠지만 그보다 이 아이가 그 현장에서 어떤 마음인지 관찰해 봐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스스로 클 수 있게 우리가 공감하고 소통하고 도와줄 수 있다. 느닷없이 뭐가 문제냐고 묻지 말고 말이다. 모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원래 고래는 춤추고 싶지 않았다고. 그렇다. 고래를 춤추게 하기 위해 우린 칭찬이란 도구를 쓴 거다. 고래는 칭찬이 없어도, 노래가 없어도 춤을 춘다. 자기가 추고 싶으면 말이다. 우리 어항 속 아이들이 바다로 나가기 전에 아이가 어디에서 춤을 추고 싶어 하는지 우리가 함께 찾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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