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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
70대 중반의 'O'선생님은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나라에서 큰일도 하셨고 많은 후진을 양성하셨다. 또한 지금도 현직으로 재임하시면서 놀라운 것은 선생님이 3년 전 다시 경영학 박사과정에 도전하고 계시다는 사실이다. 풍부한 지식과 경륜이 있으심에도 지식은 3년이 지나면 낡고 닳아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세상에, 새로운 지식을 두뇌에 충전해 주어야 된다고 말씀하신다. 또 "지금은 산업혁명 인공지능 AI 시대 아닌가?"라고 반문하시며, Chat GPT를 활용하여 연구에 매진하는 등 젊은이들보다 더 많은 인공지능 기기를 활용하고 계시다는 사실에 감탄 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대개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대인관계가 멀어지고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선생님은 이러한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는 법"이라고 말씀하신다. 선생님은 핸드폰 속 연락처 중 실제 소통할 수 있는 인물들을 정리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관계가 지속될 새로운 사람과 연락해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갖는다고 한다. 이렇게 꾸준한 연락을 통해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명이면 일 년이면 50명, 10년이면 600명, 이중 30%만 유지되어도 200명! 그러한 관계 맺기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 앞서며 그러하기 위해서는 백수탈출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일에 관해서 말씀도 이어진다. 서두에 생로병사를 언급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빠지고 병원 신세가 잦아지는데 선생님은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생로동사(生勞働事)로 변경하여 삶의 지침으로 삼고 계시다 한다. "태어나는 것은 부모님의 선물이고, 60세 이후 죽음을 맞기까지 늙을 '老'가 아닌 노동할 '勞'를 목표로 끊임없이 일을 하면 자동적으로 활동을 하고 수입이 따르고 활동으로 사람 간 인간관계가 형성되므로 늙는 속도가 더디고 더욱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는 평범한 지론, 즉 끊임없이 일하고 활동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삶의 질을 높이자는 지혜의 말씀이다.
생로병사를 단순히 인간의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활기차게 살아가는 삶으로 해석하시는데 죽을 때까지 '일할 로(勞)' '일할 동(働)' '일 사(事)'를 하면 친구가 생기고 유지되며 일을 하기 위해 움직이게 되고 당연히 더 많이 활동함으로 건강이 유지되고 건강하면 병원에 가지 않기에 지출이 따르지 않고 더욱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게 되기에 선생님은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생로동사(生勞働事)를 통해 극복하고, 매 순간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보여주시기에 자연스레 감탄사가 억제되지 않는다.
70대 중반 인생 선배님의 끊임없는 배우기, 진정한 관계 형성과 유지, 생로동사를 통한 생활 등 삶의 지혜와 철학, 그것은 선생님의 이야기이지만 은퇴를 하고 백수로 생활하는 나의 지침서요, 곧 은퇴할 50대 후반 30-40여 년간 일한 동료 후배들의 교과서다. 후반기 삶의 의미 있고 활기찬 인생을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의 주옥같은 말씀이기에 커피 한 잔으로는 시간이 부족하여 한잔 더 주문하며 핸드폰 자판을 두드린다. 그리고 갑진년에는 빨리 백수 탈출, 생로동사(生勞働事)를 하자고 자신에게 새끼손가락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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