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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우리 교육 시스템은 출제자가 원하는 정답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사람이 우수한 인재로 평가를 받는 시스템이다. 나는 이 시스템이 고등학교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의 장점을 이 평가 방식으론 측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암기과목에 약했고 계산과 생각이 느린 편이지만,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유니크함이 있고 사람을 끄는 힘이 있는데, 이건 이런 평가로는 알 수가 없지 않나.
아무튼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시스템을 다 끝낸 후에 사회에 나와서 따로 증명해야만 했다. 그리고 시간이 20여 년 흘러 내 자식이 다시 이 교육 시스템에 들어가려는 시기가 되었다. 다시금 들여다본 우리 교육은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었고, 더 심화되어 있었다. 시스템을 바꿀 생각은 없고, 어떻게 하면 현 시스템에 더 잘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라 생각됐다.
당장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딸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이제는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 그런데 나도 싫었던 이 시스템에 내 아이를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의 재능은 이 시스템에선 행복하기도 빛나기도 어려우니까. 그럼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여기서 구하고, 성공하게 할 수 있을까?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왜 이런 시스템이 됐나이다. 사실 우리의 교육은 식민지 시대의 교육 바탕 위에 급하게 세워졌다. 선생님의 말씀이 곧 정답이고 반문도 할 수 없고, 토론과 질문이 없는 강압적인 군대 같은 교육방식이었다. 하지만 그런 걸 따질 시대상이 아니었기에 부모와 아이들은 학구열을 불태우며 살아야 한다는 열정으로 앞으로만 내달렸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빠른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발목을 잡은 거다. 한번 성공을 이루게 되면 그 방법은 성공 공식이 되어 쉽게 바꿀 수가 없다. 이런 교육방식으로 성공했으니 이게 정답이고 쭉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상황이 변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려진 거다. 당시는 빨리 선진국을 따라가야 하는 시대였기에 패스트 팔로워로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다른 나라를 선도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 됐다. 퍼스트 무버를 생산해 내야 하는 시대인 거다. 그런데 우린 여전히 우리 아이들을 이 교육 시스템의 노예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순간, 마지막 조선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끼가 했다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 대일본제국은 패전하였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들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 조선인들은 서로를 이간질하며 노예적인 삶을 살 것이다.
치가 떨린다. 당연히 우리는 이 말처럼 되지 않는다. 정부와 지식층도 현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해결하고 싶지만 겁먹은 부모들의 노여움을 감당할 용기가 없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시스템의 문제이기 전에 부모의 문제였다. 우리가 아이들의 교육 결정권자다. 우리가 다르게 가기로 마음만 먹으면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 나는 그 해답을 유대인의 교육법에서 발견했다. 1901년부터 수여된 노벨상을 전 세계 인구의 0.2%인 유대인이 30%를 받았다. 세계 100대 기업 중 40%가 유대인 오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교육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교육방식은 베스트가 아닌 유니크다. 그중에 가장 잘하는 아이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아이로 키우는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각자가 베스트가 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다 다르게 태어났고, 우리 사이에서 태어난 이유가 있으니 그대로 잘 크게 하면 된다. 남들이 어떻게 가르쳤고, 뭘 하는지 알아보고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우리 아이가 갈구하는 것을 지원하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그걸 하기에 상황이 너무 좋다. 다들 인구 절벽이라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이걸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거다. 학급의 인원수는 적어질 것이고, 적어진 인원이 공간적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걸 활용해서 주입식이 아닌 토론식으로, 베스트가 아닌 유니크를 찾아가면 된다. 유대인보다 생존력이 훨씬 강한 우리 민족은 할 수 있다.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liyepap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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