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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양 강서교육복지센터 센터장 |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타인과의 비교가 끊임없이 작동되고 있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기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와 견해보다는 타인의 평가에 더욱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적응하고 진화되어 가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사람의 유전은 아메바와 짚신벌레의 분열법처럼 단순하지 않다. 사람의 다양성, 그 복잡성 때문에 우리 사회는 오히려 효율성을 위한 단순화 작업을 자꾸 하려 드는지도 모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사람을 정규분포곡선으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정규분포곡선은 평균값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인 종 모양을 이루고 있다. 평균은 다수에 해당하는 것이고, 평균과 좌우로 멀어질수록 소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단순히 효율성만 따지고 원시적으로 표현하면, 평균에 해당하면 ‘정상’이고, 평균과 멀어질수록 ‘비정상’이다.
우리 사회에서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꼬리표가 당연하게 붙는 상황들이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다. 이처럼 꼬리표가 붙는 레이블링이라는 의미를 사람에게 부여할 때는 일탈적인 활동이 내포된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사회적 접촉이 현격히 줄어들었던 코로나19 기간 레이블링 게임이 한창 유행했었다. 대표적으로 간이형 MBTI, 리더 유형, 꼰대 레벨 등 자기 성향을 유형화하는 테스트가 SNS를 통해 널리 퍼져나갔다.
‘나는 누구인가?,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즐거움과 직면해야 하는 고통의 과정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자기 정체성의 불확실성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내 안의 나’와의 참 만남을 위해 고뇌하지 않는다.
자기를 찾는 연습이 곧 나를 존중하는 태도이고, 타인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길이다. 자꾸 인간을 작은 프레임에 가둬 레이블링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사람이 AI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 머지않아 사람에 대한 레이블링은 AI가 그 방식과 유형에 대해 더 다양하게 발전시켜 줄 것이다.
사람은 대다수와 다른 ’나’, 평균과 멀어져 있는 ‘나’를 발견할 때 불안과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 복잡한 사람으로 구성된, 복잡한 사회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평균’과 ‘다수’라는 프레임처럼, 사회가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틀에서 스스로 레이블링 되어 살아가지 말고 다양성에서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혜안이 우리 현대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실천의 첫걸음은 ‘나의 삶을 순간순간 진지하게 살아가려는 마음가짐’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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