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쁜 직장생활, 이보다 더 전쟁인 육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힘들어하는 워킹맘들에게 잠깐 휴식은 '힐링'과도 같습니다. 워킹맘들에게 잠깐의 쉼표가 될 도서,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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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규환' 스틸[사진=네이버영화] |
영화 '애비규환'
2020.11.12 개봉
감독 최하나
상영시간 108분
12세관람가
출연: 정수정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애비규환’은 사자성어 아비규환을 패러디해 ‘아빠들로 인해 벌어지는 소동극’이라는 뜻을 담았다. 잘 만든 영화지만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2020년 11월에 개봉해 많은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영화는 108분이라는 시간을 알차게 쓰며 관객들에게 재미와 웃음, 그리도 메시지까지 준다.
영화의 주인공은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든 스물두 살 대학생 김토일(정수정)이다. 아기의 아빠는 다름 아닌 그녀의 과외 학생이자 연하 고등학생 남친 호훈(신재휘). 임신한 사실을 안 토일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출산 후 5개년 계획을 만들어 부모님께 보여드린다.
부모님의 반응은 예상대로 싸늘하다. ”너는 누굴 닮아 그 모양이냐“고 호통 치는 엄마 선명(장혜진)과 딸을 걱정하는 새 아빠 태효(최덕문)를 뒤로한 채 토일은 친아빠 환규(이해영 분)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막상 만난 친아빠는 실망스럽고 급기야 토일의 남친이 호훈까지 연락이 두절되면서 온 가족이 호훈을 찾아 나선다.
영화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갑자기 임산부가 된 토일을 주축으로 한 가족 성장극이다. 토일이 친아빠를 찾아 떠나는 과정과 가족들이 토일의 남자친구 호훈을 찾는 과정이 영화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이다. 토일은 친아빠를 찾는 길에서 왜 엄마가 아빠와 이혼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엄마가 택한 이혼은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가족들이 토일의 남자친구 호훈을 찾는 길에선 그동안 쌓아둔 상처와 갈등이 봉합된다. 이 가족에서 여러 등장인물과 에피소드가 얽히고설키면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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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규환' 스틸[사진=네이버영화] |
영화 속 토일은 ‘애비규환’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주체적인 여성이다. 갑자기 엄마가 된 그는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며 당당하게 나아간다. 그런 그를 지켜주는 건 가족이다. 특히 토일의 엄마 선명은 처음엔 딸을 다그치지만, 딸의 결정을 믿고 딸이 뚜벅뚜벅 자기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고 곁을 내어준다. 영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보편적인 가정’상을 깨부수며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한다. ‘100% 정답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최 감독은 ”가족과 주변을 돌아보자면 다들 사연을 품고 산다“며 ”요즘 이혼을 많이 하는데 '실패한 결혼이다'는 부정적 시각이 있다. 오히려 자기 삶의 오류를 인정하고, 고치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불행하지 않고 행복한 사람들로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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