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배우 캐릭터 다양해져
[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쁜 직장생활, 이보다 더 전쟁인 육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힘들어하는 워킹맘들에게 잠깐 휴식은 '힐링'과도 같습니다. 워킹맘들에게 잠깐의 쉼표가 될 도서,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 |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사진=JTBC] |
길복순, 차정숙, 오경숙. 이들은 최근 화제가 된 콘텐츠 속 여성 캐릭터다. 이들은 모두 엄마다. 길복순은 살인청부업자이며, 차정숙은 의사고, 오경숙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인권 변호사다. 셋은 저마다의 개성과 무기로 스크린과 브라운을 장악한다. 과거 우리가 늘 봐왔던 엄마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 주인공 길복순(전도연)은 살인 청부업계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여성이자 한 아이의 엄마다. 살인은 쉽지만 자식 키우는 일은 힘들다. 영화는 '킬러 워킹맘'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킬러로 일할 때의 복순과 집에서의 복순을 대비시킨다. 딸과의 관계를 통해선 일하는 엄마의 고뇌를 드러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실제 워킹맘인 전도연을 내세워 화려한 액션신을 보여주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 하나의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워킹맘의 고뇌를 더 세세하게 들여다본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의사 타이틀을 잠시 내려둔 정숙(엄정화) 남편의 외도와 숨겨진 딸의 존재를 마주하며 주저앉는다. 자신이 그토록 믿고 의지하던 가족조차 그의 편이 아님을 깨닫고 자각한 정숙은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달려 나간다. 나이 많은 레지던트이지만 "엄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해"라는 말을 품고 의사로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응원했다.
![]() |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 메이커'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 메이커'의 오경숙(문소리) 역시 워킹맘이다. 정치판에 뛰어들어 약자의 편에 선 대기업 전략기획실 출신 황도희(김희애)의 권유에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물고 뜯는 정치판에서 인권 변호사 출신인 그가 살아남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치를 하느라 가정에 소홀히 한 탓에 아들은 엇나간다. 하지만 그는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겠다'는 뚝심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주위 사람들을 이끌며 서울시장에 당선된다.
오경숙 역의 문소리는 실제 워킹맘으로, 정치하는 엄마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오경숙의 파트너인 황도희 역의 김희애 역시 ‘퀸 메이커’ 다운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최근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달라진 엄마들의 모습은 맞벌이 가구가 해마다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맞벌이 가구는 총 582만3000가구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인 46.3%를 나타냈다. 부모들이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중년 워킹맘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늘어나면서 여배우들의 캐릭터도 다양해졌다. 전도연은 ‘일타 스캔들’과 ‘길복순’을 통해 사랑스러움과 다부진 액션을 매끄럽게 해냈고, 김희애는 언제나 그랬듯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문소리 역시 정치인을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해냈으며, 엄정화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의사 역할을 현실적으로 연기했다.
하반기에는 고현정과 이영애가 ‘마스크걸’과 ‘마에스트라’를 통해 대중과 만난다. 고현정은 외모 콤플렉스를 지닌 직장인을, 이영애는 여성 지휘자 역을 각각 맡았다.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