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막염 증상 보인다면 코로나19 감염도 의심해 봐야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육아맘 김씨(37세)는 눈이 빨갛게 충혈돼 간지러움 증상을 호소하는 딸과 함께 안과를 찾았다. 김씨는 딸이 착용하는 드림렌즈 때문에 각막에 염증이 생겼을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의사는 미세먼지와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 진단하고 안약을 처방해 줬다.
봄철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결막염 환자 수는 약 392만 명, 그중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는 약 183만 명으로 집계됐다.
거리마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흩날리는 꽃가루는 비염과 결막염, 피부염 등 많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봄은 그다지 반가운 계절이 아닐 것이다.
꽃가루와 함께 봄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황사와 미세먼지도 알레르기성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꽃가루 성분과 만나면 더욱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물질로 변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알레르기성 질환의 발생률 또한 급증하는 추세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봄철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로 눈의 흰자를 덮고 있는 투명한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꽃가루와 미세먼지 외에도 동물의 비듬, 집 먼지 진드기, 곰팡이, 비누나 화장품 등에서 나오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눈이 충혈되고 가려움, 결막 부종, 눈부심, 이물감, 눈물 과다 분비 등을 들 수 있다. 노란 눈곱보다는 끈적하고 맑은 분비물이 나온다.
이때 눈을 비비면 염증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손을 눈으로 가져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공 눈물을 자주 점안하거나 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고 항히스타민제·부신피질호르몬제 등을 처방받아 사용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후 돌아오면 온몸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실내를 자주 환기시키거나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고 침구류를 자주 세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결막염 증상을 동반한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XBB.1.16, 일명 '아르크투루스'가 새롭게 등장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 변이는 일반적인 코로나 증상과 함께 안구 충혈·가려움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눈병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와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이미 XBB.1.16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3월 9일 처음 발견됐고 4월 26일까지 총 152건이 확인됐다. 눈이 충혈되거나 간지럽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동시에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창현 안과 전문의는 "4~5월에는 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로 인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흔하게 발생한다"며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날은 외출을 자제하거나 외출 시 꼭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 돌아오면 손발을 깨끗하게 씻는 등 봄철에는 특히 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럽게 눈병 증상이 나타난 경우 주변 전파를 막기 위해 코로나 검사를 먼저 해 볼 것을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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