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쉼표] 킬러 워킹맘 ‘길복순’의 처절한 생존기

권지현 기자 / 2023-04-07 09:40:07
전도연 액션 원맨쇼 돋보여
'불한당' 변성현 감독 연출

[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쁜 직장생활, 이보다 더 전쟁인 육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힘들어하는 워킹맘들에게 잠깐 휴식은 '힐링'과도 같습니다. 워킹맘들에게 잠깐의 쉼표가 될 도서,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2023.03.31 공개
감독 변성현
상영시간 137분
청소년 관람불가
출연: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김시아, 이연


청부살인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길복순(전도연). 맡은 업무를 깔끔하게 해내며 업계에서 범접할 수 없는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지만, 10대 딸 재영(김시아)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워킹맘이다. 목숨이 오가는 냉정한 업계에서 믿을 사람 하나 없고, 딸까지 학교에서 방황하자 퇴사를 결심한다.

자신이 속한 MK ENT 대표 차민규(설경구)의 제안에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은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 작품을 마치지 못한다.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긴 복순은 회사와 모든 킬러들의 타깃이 되고 죽거나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린다.

넷플릭스 ‘길복순’은 전도연의 영화다. 그만큼 전도연의 분량과 존재감이 상당하다. 반대로 말하면 전도연 아니면 볼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전도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을 장악한다. 50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타격감 있는 액션신을 선보인다. 오랜 시간 훈련받은 듯한 액션신과 이를 위해 다부지게 만든 몸에서 고생의 흔적이 역력하다.

전도연은 등장인물 중 가장 가벼운 몸놀림으로 화면을 자유자재로 뛰어다닌다. 존재감이 압도적이라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의 역할 자체가 모호하다. 변 감독의 영화에 자주 나오는 설경구는 이번 영화에선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개성 있는 얼굴의 이솜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구교환 역시 매력적이지 않다.


또 다른 킬러인 이연은 제 역할을 해냈다. 여러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쌓아 올린 연기를 ‘길복순’을 통해 조금씩 폭발해 보여준다. 전도연의 딸 재영 역의 김시아는 방황하는 10대 역할을 무난하게 했다.

 

▲[사진=넷플릭스]


tvN ‘일타 스캔들'을 통해 로맨스 연기를 성공적으로 끝낸 전도연은 원톱 액션 연기도 ‘역시 전도연’이라는 찬사가 나올 만큼 해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촬영장을) 날아다니고 싶었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 내 몸이 부서지는 일이 있어도 액션을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킬러 "사람 죽이는 일은 단순해, 애 키우는 것에 비하면", "죽어가는 사람 눈동자에 내가 비칠 때가 있거든, 그런 날은 집에 가서 애와 눈 맞추기도 겁이나“ 등 워킹맘 복순의 대사를 통해 일과 육아 사이에 놓은 복순의 복잡한 심리를 드러낸다. 하지만 썩 와닿지 않는다.

전도연의 액션엔 엄지가 올라가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만듦새가 매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워킹맘, 킬러, 방황하는 10대, 동성애 등 여러 소재를 넣으면서 갈 길을 잃었다. 액션 말고는 뚜렷한 게 없고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겠다. 겉멋에만 치중해 속은 쏙 빠진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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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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