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새해에 대한민국 사회가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문제 중 하나로 여성의 경력단절, 이른바 ‘경단녀’ 문제가 꼽히고 있다.
해를 거듭하며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고, 실제 여러 기업에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어느 정도 빛을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력단절 여성의 수는 줄고 있으나, 비중으로 보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여전히 ‘경단녀 문제’가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큰 숙제임을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기혼여성의 고용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경력단절여성은 139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1000명 감소했다. 감소한 것 같아 보이지만 미취업 여성에서 따져보면 그 비중은 늘었다.
15~54세 기혼여성은 총 810만3000명, 이 중 302만7000명이 미취업자였다. 전체 미취업 302만7000명 가운데 46.2%(139만7000명)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1년 전 기혼 미취업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44.7%였는데, 비중으로 보면 1년 새 1.5%p 증가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고무적인 부분은 최근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여성 CEO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5일 인사에서 DX(디바이스 경험)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영희 부사장을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승진시켰는데, 삼성 역사상 여성 사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 같은 경우에도 이정애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동시에 신임 CEO로 내정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울러 LG그룹 광고 지주회사인 지투알의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EO에 올랐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CEO(전무)와 이선정 CJ올리브영 CEO(경영리더)도 각각 대표로 올라섰다.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는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시세이도 코리아도 1월부터 양근혜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광고계에서도 눈에 띄는 여성 승진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21일 이노션에서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인 김정아 전무를 회사 창립 후 최초로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고 발표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눈에 띄는 여성 임원들의 승진이 있었지만 여전히 한국의 유리천장지수는 10년 연속 OECD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10년째 꼴찌다. 유리천장지수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성별 간 임금 격차 △기업 내 임원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 10개 항목을 토대로 산출된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31.5%에 달해 압도적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한 일간지를 통해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다양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우수한 여성 리더들이 경영 전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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