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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
[맘스커리어=이정수 작가] 내가 애정 하는 cbs의 새롭게 하소서 녹화를 갔을 때, 우리 세컨드 작가가 내게 물었다.
‘저는 쿠크다스 멘탈인데,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을까요?’
쿠크다스라 함은 너무 잘 부서져서, 심지어 먹기 위해 포장을 찢다 가도 과자가 부서지는 묘한 과자가 아닌가? 이런 멘탈은 아무리 조심한다 한들 지켜 내기가 쉽지 않다. 어디 숨겨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근본적인 방법도 아니다. 근본적으로 멘탈이 부서지지 않는 방법은 웬만한 펀치엔 흔들리지 않는 멘탈로 강화 시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멘탈을 강화 시킬 수 있을까? 역시나 코미디언들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일전에 mbc의 나혼자산다에서 박나래의 다이아몬드 같은 멘탈을 본 적이 있는데, 수면 대장 내시경을 하는 내용이었다. 일단은 여자 연예인이 대장 내시경 현장을 방송할 수 있게 승인해 준 것에 먼저 놀랐고, 마취 중에 하는 헛소리에 완전 뒤집어졌다. 마취제에 취한 상태에서 내시경이 들어가고 나오는 느낌을 자신의 대변으로 인지하고, 지금 대변이 나오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이렇게 길게 나오면 기네스북 감이라고까지, 웃기기로 작정을 한 것 같은 멘트를 이어갔다. 물론 웃기긴 했는데, 여자 연예인으로서 방송 여부는 고민이 됐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마저 승인했다. 가히 탈 지구급 멘탈이었다.
이쯤 되면 연예계에서 가장 멘탈이 센 집단을 코미디언이라고 하는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그런데 코미디언은 왜 멘탈이 강할까? 그들은 어릴 때부터 놀림을 많이 당하면서 자랐다. 그 놀림으로 상처가 됐을 때도 있겠지만, 웃음으로 승화 시켰고, 되려 웃음을 주기 위해 기꺼이 약점을 내어놨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멘탈은 강화가 되어 온 거다.
‘그럼 멘탈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러 놀림을 당하라는 거야?’라고 생각이 들 텐데, 약간 비슷하다. 우린 사람들에게 언제 놀림을 당하나? 약한 부분이라고 보이면 거기로 놀림? 장난을 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일부러 약점을 노출해 봐라.
나는 노래를 못한다. 겸손의 표현이 아니라 진짜 노래에 대한 감각 자체가 없는 것 같다. 날 가르쳐 보겠다는 보컬 선생도 5명이나 도망쳤다. 내가 제일 출연하기 꺼려 하는 프로그램도 도전천곡, 복면가왕, 전국노래자랑 같은 프로그램이고, 지금도 종종 꾸는 최악의 악몽이 내가 연습도 안 된 상태로 뮤지컬 무대 위에 서있는 꿈이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방이 내 최악의 유흥 장소였을 정도였다. 내가 음치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너무 장황하긴 했는데, 사실 내 글의 애독자들은 내가 음치임을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나의 블로그엔 내가 노래하는 영상들이 많이 있다. 뭐 어떤가? 내가 음치인 것을 이미 다 아는데?! 그리고 음치라는 이미지가 깔려 있어서 댓글엔 생각보다 잘한다는 칭찬과 응원이 많이 보인다.
‘약점은 드러내는 순간 단지 팩트일 뿐이다.’
우리는 숨기는 것을 파헤쳐 보고 싶은 본능이 있다. 약점을 숨기려고 할수록 상대는 더 파고들며 궁금해할 것이다. 나는 그것이 들킬까 봐 약해진다. 그냥 별거 아니라는 듯 내어주라. 그럼 모두가 아는 팩트가 된다. 약점은 재미가 있지만 팩트는 재미도 없어서 놀림감도 되지 않는다. 사실 진짜 별거 아닐 수도 있는 것이, 그 약점이라는 것을 이미 다들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우리보다 남들이 우리를 더 잘 아는 부분도 있으니까. 여러분의 약점 하나를 팩트로 바꾸는 과정에서, 자신이 숨기고 싶던 약점 하나가 없어졌으니 그만큼 강해질 것이다. 그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용기가 여러분의 멘탈을 더 강화 시킬 것이며, 사람들은 이미 다 알아버린 비밀에 흥미를 잃어 건들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켜 줄 수도 있다. 그럼 어느덧 쿠쿠다스 같은 멘탈도 천하장사로 변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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