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2024년에 0.70명까지 하락 전망
[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에게 유익하고 빠른 정보는 필수! 워킹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수템과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 캡처 |
#요즘 둘째를 낳을지 고민이에요. 결혼 전 2명의 자녀 계획을 세웠지만 2명을 키우기엔 육아 환경이 좋지 않죠. 집 마련도 해야 하고요. 두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 등 경제적 요건도 중요해요.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체력과 에너지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하나만 잘 키우자는 생각이 자꾸 들죠."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40대 워킹맘 A씨의 얘기다. A씨의 말은 남 일이 아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인 연령이 높아지는 데다가 출산 지원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아이를 낳기 꺼려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매년 낮아지다가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올해 2월 발표한 지난해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 잠정 통계에 따르면 작년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도 27만2300명보다 4.3%, 1만1800명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1명으로 전년보다 0.2명 감소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저다.
한국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악의 저출산 국가다. 2019년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명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84년 1.74명으로 1명대에 처음 들어선 뒤 감소하다가, 2018년 0.98명으로 OECD 꼴찌가 됐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24일 열린 '인구위기대응 TF 1차 회의에서 "합계출산율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2024년에는 0.70명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을 포기하는 여성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통계청이 발간한 '통계플러스 여름호'에서 2년 이내 출산을 계획한 여성 10명 중 7명은 실제로 출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 연구위원의 연구에 따르면 15∼49세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여성 가족 패널(2008∼2018년) 조사에서 '2년 이내에 출산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여성 959명 가운데 당초 계획대로 아이를 낳은 사람은 30.0%(288명)에 그쳤다. 32.85%(220명)는 고민 중, 29.4%(197명)는 출산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었다.
나머지 70.0%(671명)는 당초 계획과 달리 2년 이내에 출산하지 않았다. 이들 중 37.9%(254명)는 2년 뒤 출산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이 계획한 대로 출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국민은 여전히 '자녀는 2명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여기지만, 실제 낳는 자녀 수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며 "평균적으로 희망하는 자녀 수보다 1명 정도 더 적게 낳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개인의 출산 계획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나 친구, 친척 등 주변 사람의 압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 대한 긍정, 부정적 태도는 그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나왔고, 정부 정책이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은 출산 계획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약했다.
▲ 임신육아종합포털 홈페이지 캡처 |
출산 계획의 실현에는 여성의 나이나 학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 나이가 많을수록, 저학력 여성일수록 출산 계획에 실패하면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더 컸다. 대졸 이상 학력을 지닌 여성은 고졸 이하 학력을 지닌 여성에 비해 출산할 가능성이 더 크고, 출산을 포기할 가능성은 더 낮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저학력 여성일수록 출산 계획에 실패하면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더 컸다. 대졸 이상 학력을 지닌 여성은 고졸 이하와 비교하면 출산을 실현할 가능성이 더 크고, 출산을 포기할 가능성은 더 낮았다. 상대적으로 출산을 둘러싼 경제·사회적 여건이 낫고, 출산 이후 경력 단절에 대한 불안감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의 경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보다 출산을 실현할 가능성이 낮았고, 출산을 연기할 가능성은 높았다.
신 연구위원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정부가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적인 여건과 정책적인 환경을 출산 계획을 실현하는 데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산과 자녀 양육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강구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이 출산을 실현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 큰 제약이 있는 만큼, 이들 집단을 대상으로 저출산 대응 정책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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