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문화 부모를 위한 자녀 교육: '학습 씨앗기' 6-7세, 기초 학습 능력과 성장 마인드셋을 심어주자

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 2025-12-02 11:10:11
▲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요약> 

*6-7세는 학습 태도가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로, 부모는 결과보다 노력 과정을 칭찬하고 공감적 대화를 통해 아이의 자존감과 학습 동기를 키워야 한다.


*매일 10-15분 짧은 학습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켜봄으로써 자기주도 학습력을 길러준다.

*아이의 좌절과 실수는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므로, 감정을 먼저 공감하고 수용하는 감정 코칭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키우며, 부모 자신도 돌보는 '지속 가능한 양육'을 실천해야 한다.

[맘스커리어 =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마주할 AI 시대는 다양한 환경과 변화 속에서 통합적 사고를 통해 이를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두 문화의 강점을 지닌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육아와 교육을 병행하는 부모의 어려움 역시 크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부모는 자녀가 보편적인 어려움과 특수한 어려움을 겪듯이 동일하게 부모로서 보편성과 특수성에서 기인한 이중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 칼럼은 최근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 부모를 대상으로 3주간 진행한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학습의 씨앗기'를 보내는 6-7세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한 긍정적 양육의 지혜를 세 단계로 제시하고자 한다. 부모의 따뜻한 동행이 우리 아이를 좌절을 딛고 스스로 성장하는 주도적인 인재로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I. 학습의 기틀을 다지는 1단계: 기초 학습과 긍정적 대화의 힘
6-7세, 학습 태도 형성의 결정적인 시기

6세에서 7세는 아이의 두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학습의 씨앗기'이다. 이 시기에 아이는 인지적, 정서적 발달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때 형성되는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기초 학습 능력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모든 학업 성취와 학교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두뇌 발달의 핵심 기초가 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초 학습 수준이 높은 아이일수록 학업 성취도가 높고 학교생활 적응력이 우수한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경우, 초기 한국어 기초 학습 능력은 학교생활 적응 및 또래 관계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격려는 아이의 학습 태도 형성에 결정적인 열쇠이며, 가정 학습 환경은 아이의 자기효능감과 학습 지속력에 직결된다. 부모는 아이의 '첫 선생님'이며, 배움은 집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는 '노력 중심 칭찬법'을 실천하자

아이에게 긍정적인 학습 태도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노력 중심의 칭찬'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너는 천재야"와 같은 능력 중심의 칭찬은 오히려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다.

아이에게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길러주어 실수를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이의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끝까지 하려는 모습"이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하는 용기"를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숙제와 같은 학습 활동에 대한 외적 보상(예: 장난감 제공)은 지양하고, 아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도록 격려함으로써 내적 동기를 강화해야 한다. "한 문제 틀렸지만, 나머지 아홉 문제는 네 힘으로 해냈구나!"처럼 노력의 과정을 인정하고 성취에 초점을 맞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음을 이어주는 '공감적 대화'를 생활화하자

긍정적인 학습 환경은 부모와 아이의 '공감적 대화'에서 완성된다. 필자는 다문화청소년의 부모지지와 삶의 만족도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부모의 지지적 역할이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을 확인했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받으면, 이는 높은 삶의 만족도로 이어져 학습을 포함한 모든 생활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부모는 자녀의 마음을 온전히 들어주는 공감적 경청을 실천해야 한다. 다음의 세 단계를 기억하고 활용해보자.

1. 멈추고 듣기: 아이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시선을 맞춘다.
2. 감정 확인하기: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읽어주고 "지금 속상한 거구나"와 같이 감정에 이름표를 붙여준다.
3. 함께 느끼기: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며 정서적 지지를 표현한다.


부모의 따뜻한 공감 표현은 자녀에게 강력한 안정감을 준다. "네가 있어서 참 좋아", "너의 생각이 궁금해", "오늘도 최선을 다했구나"와 같은 진심이 담긴 표현은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고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동기를 강화한다.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II. 즐거운 학습 습관 만들기: 자기주도 학습력 키우기
적절한 학습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자: 10~15분 집중의 마법

6-7세 아이의 평균 주의 집중 시간은 10분에서 15분 정도이다. 이 시기에는 긴 시간 학습을 강요하기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집중해서 학습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놀이와 학습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즐겁게 배우는 성공 경험이 학습 동기로 연결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효과적인 가정 학습 환경을 위해 다음을 점검해보자.

- 학습 공간은 밝고 방해 요소가 적은 곳으로 정하고, TV나 휴대폰 같은 방해 요소를 제거한다.
- 학습 도구를 정리하여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든다.
- 하루 10~15분 정도의 짧은 학습 시간을 정하고 매일 규칙적으로 유지한다.

주도성 향상 코칭: 부모의 '지켜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기주도 학습력은 아이 스스로 학습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계획하며, 실천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AI 시대의 핵심 역량 중 하나이다. 부모는 아이의 숙제를 대신하지 않고, 실수는 배움의 기회로 여기며 개입을 최소화하는 '지켜보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은 주도성을 향상시키는 핵심이다. "이거 해" 대신, "오늘 학습할 내용 중에서 어떤 것을 먼저 할까?"라고 묻는 대화의 기술을 사용해 보자. 작은 선택의 기회가 아이에게 책임감과 주도성을 준다.

아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도 성급하게 해답을 알려주기보다, "어디까지 해봤어?"라고 물어봄으로써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북돋아야 한다. 부모의 진심이 담긴 "엄마(아빠)는 네가 해낼 수 있다고 믿어"라는 신뢰는 자녀에게 큰 힘이 된다.

다문화 배경은 학습 자원임을 인식하고 활용하자

다문화 배경은 내 아이의 학습에 큰 긍정적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긍정적 자원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부터 긍정적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다문화적 배경이 부정적 요소가 아닌 긍정적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부모가 자녀에게 강력한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주어야 한다. 부모 스스로가 다문화적 배경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지면 이는 고스란히 내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아빠가 엄마나 엄마의 나라를 무시하는 발언이나 태도를 보이면 자녀는 자신의 반쪽이 부정당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가정안과 가정밖 모두에서 자신을 부정당하는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아이에게 씻기 힘든 상처로 남을 수 있다. 그렇기에 부모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나라와 문화에 대한 깊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곧 이중문화의 배경에서 자라는 내 아이에 대한 관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아이는 자신의 다문화적 배경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이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긍정적 자원이 될 수 있다.

- 이중 언어 능력: 모국어를 구사하고 배우는 경험은 아이의 정체성 확립과 두뇌 발달의 훌륭한 뿌리가 된다.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은 아이의 학습 자신감을 강화시킬 수 있다.
- 다양한 문화: 모국어 동요, 전래 동화, 고향의 음식 문화 등을 통해 아이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지혜를 확장하게 된다.
- 자존감: 부모가 자신의 모국 문화와 한국 문화를 모두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자신의 다문화적 배경을 자랑스러운 강점으로 인식하고 높은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다.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III. 좌절을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3단계: 정서적 지지와 스트레스 관리
[1단계] 좌절은 성장의 과정임을 이해하자: 회복탄력성 키우기

학습 과정에서 좌절은 피할 수 없는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아이는 배우는 과정에서 혼란, 실수, 심지어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순간 부모는 아이의 좌절을 "못하는 게 아니라, 배우는 중"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부모의 수용적이고 지지적인 반응이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결정짓는다. 회복탄력성은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다.

아이가 "짜증나!", "하기 싫어!"와 같은 감정을 표현할 때, 즉각적인 훈육보다는 감정의 이유를 먼저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다가 좌절했다면, "지금 어려워서 화가 난 거구나"라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감정의 폭발은 아이가 부모에게 보내는 '도와달라'는 신호임을 인지해야 한다.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특히, 다문화 아동은 부의 이중문화에서 기인한 차별이나 혐오, 소외를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와 아빠는 나라가 다른데 어떻게 결혼을 했지?’, ‘나는 왜 친구들과 피부색이나 외모가 다를까?’, ‘친구들이 엄마의 나라는 안 좋다고 하는데...’ 등등의 궁금증과 인식, 차별적 발언 등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기에 다문화 가정의 부모는 더더욱 아이가 부모에게 보내는 '도와달라'는 신호임을 인지하여,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는 자신의 듣거나 경험한 부정적인 상황을 부모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거나 표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감정만 부모에게 전달될 수 있고, 부모는 그 감정의 현상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단계] 감정 코칭: 문제 해결보다 마음 연결이 핵심이다

아이의 좌절 상황에서 '감정 코칭'을 통해 아이의 마음과 연결하는 것이 문제 해결보다 우선이다. 감정 코칭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수용적 반응의 3단계를 통해 아이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 보자.

1. 공감하기: "그럴 수도 있지"라고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며 안전한 느낌을 준다.
2. 감정 이름 붙이기: "지금 속상한 거야? 아까부터 이 문제가 안 풀려서 답답했구나"라고 감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준다.
3. 해결 돕기 (감정이 가라앉은 후): 감정이 가라앉으면 "그럼 다음엔 어떻게 해볼까?"라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여 아이가 주도적으로 다음 단계를 계획하도록 돕는다.

아이가 숙제 중 틀린 문제로 울고 있다면, "속상하지? 그래도 다시 시도해보자. 엄마가 옆에 있을게"와 같이 감정을 수용하고 지지해 주는 반응이 아이의 학습 지속력을 높여준다.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3단계] 완벽보다 지속 가능한 부모: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자

다문화 가정 부모들은 새로운 사회, 언어, 교육 환경 적응으로 인해 다른 부모들보다 더 큰 양육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부모가 스트레스에 취약하면 아이에게도 부정적인 정서가 전달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닌 '지속 가능한 부모'이다.

부모 자신의 '나를 돌보는 시간(Self-Care)'이 필수적이다. 하루 5분 호흡 명상, 좋아하는 차 한 잔, 또는 음악 감상 등을 통해 마음을 재충전하자. 또한 스스로에게 너그럽게 "오늘도 이만큼 해냈으니 수고했어"라고 자기 친절을 베풀어 주자. 부모의 정서적 여유와 안정감이 곧 아이의 안정적인 학습 환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마무리하며: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내일을 세운다

"아이의 눈물을 성장의 씨앗으로 바꾸는 힘, 그것은 부모의 공감에서 시작된다"고 확신한다. 아이의 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관리'가 아니라 '성장 동행'이다. 우리 가정의 다문화라는 특수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수용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서로 바라봄의 관계’를 만들어가자.

 

▲[자료=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맘스커리어 / 임준 박사(아동청소년교육) / IAM교육연구소 대표 imjun7@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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