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운동본부, 머리카락 기부받아
동방사회복지회, 다양한 유아용품 만들기 키트 제공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소외된 이웃에게 겨울은 유독 더 시리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정기후원·일시 기부·봉사활동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이 동하는 곳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3.7%, 향후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은 38.8%로 나타났다.
기부한 이유로는 △남을 돕는 것이 행복해서(27.5%)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26.2%) △종교적 신념을 실천하려고(18.7%) △학교나 직장의 기부 활동에 동참하려고(10.7%) 등이 있었다.
기부 방법은 현금이나 물품을 직접 건네는 방식에서 굿즈 구매, 걷기·마라톤 등의 챌린지, 봉사활동과 기부가 합쳐진 체험형 기부 캠페인 등으로 다양해졌다. 개인의 일상이나 취미와 연계된 기부 활동, 쉽고 부담 없는 소액 기부를 선호하는 젊은 층의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현금 기부가 썩 내키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활동으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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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체인지메이커 홈페이지 캡처] |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돕는 NGO 단체, 체인지메이커는 핸즈온캠페인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큐브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점자큐브는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려운 점자를 놀이처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구다.
우리나라에는 약 21만 명의 저시력 장애인이 살고 있다. 이들은 출생 이후 사고나 질환 등 후천적인 원인으로 장애가 발생한 중도 시각장애인으로 점자를 익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1~4급 시각장애인의 12.4%만이 점자를 해독할 수 있었다. 점자큐브는 점자를 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 놀이처럼 점자를 배우고 무뎌진 손의 감각을 높일 수 있게 하기 위해 개발됐다.
기부자가 후원을 신청하면 점자큐브(2개)와 휴대용 점자일람표 만들기 키트를 택배로 보내준다. 기부자는 설명서를 보고 점자큐브를 완성해 체인지메이커로 반송하면 된다. 점자큐브 만들기의 후원금은 3만 원이며 택배비는 개인 부담이다. 봉사시간은 최대 5시간까지 인정되며 기부금 영수증을 통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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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머나 운동본부 홈페이지 캡처] |
긴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어머나(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는 자른 머리카락을 기부받아 20세 미만의 어린 암 환자에게 맞춤형 가발을 제공하고 있는 단체다.
단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4명꼴로 매년 1500여 명의 어린 암 환자가 발생한다. 이들은 치료 중 탈모로 인한 정신적 충격 및 심리적 위축감을 경험하며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단체는 이들의 심리적 치유를 위해 암 환자 가발을 제작해 기부하고 있다.
기부할 머리카락은 길이 25cm, 30가닥 이상이어야 하며 서류봉투나 작은 상자에 포장해 택배·등기·우편으로 발송하면 된다. 긴 머리를 고무줄로 묶어 그 위를 잘라도 되고 감거나 말릴 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서 보내도 무방하다. 선불로 발송한 택배 운송장 정보를 홈페이지 내 신청서에 기입하면 3주 후 모발기부증서를 출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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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방사회복지회 홈페이지] |
동방사회복지회는 자원봉사와 후원을 함께 할 수 있는 TWO+GATHER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참여자가 △아기 손수건·턱받이 △어린이 환경교육 동화 팝업북 △트리케 이름표 세트 등의 키트를 주문해 직접 만들어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키트의 가격은 △아기 손수건·턱받이 2만7000원(각 1만5000원) △어린이 환경교육 동화 팝업북 2만3000원 △트리케 이름표 세트 2만5500원 △마스크 1만9000원 등이며 10개 이상부터 주문할 수 있다.
완성된 키트는 동방사회복지회 산하 아동시설,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 등에 배분된다. 2021년 2405명이 본 캠페인에 참여해 2610개의 키트를 만들었으며 완성품은 총 32곳의 기관에 전달됐다. 캠페인 참여자는 최대 6시간의 봉사 시간을 인증받을 수 있고 동방사회복지회 자체 봉사활동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육아맘 박씨는 "교회에서 소모임원 5명과 함께 아기 손수건·턱받이 만들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저희 소모임 평균 연령이 46세라 다들 노안이 와서 바늘에 실을 꿰는 것부터 쉽진 않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임했다. 봉사를 하다가 바느질에 특별한 재능을 발견한 사람도 있고 손수건을 만들다 망쳐서 수선집의 도움을 받은 사람도 있었지만 다들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통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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