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of Memory] 사라져야 할 폭력…독재에 항거한 세 자매가 남긴 불씨

최영하 기자 / 2022-11-28 09:40:37
누군가의 희생과 피를 통해 만들어진 '여성 폭력 국제 추방의 날'

▲[사진=픽사베이]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여성과 관련해 존재하는 전 세계의 특별한 기념일을 다룹니다. 각각의 유래는 무엇이며 어떤 목적으로 지정됐는지 그 이면을 살펴보고 그 시사점을 고민해봅니다.

# 독재에 항거한 세 자매가 남긴 불씨

 

전 세계는 매년 11월 25일을 여성폭력 국제 추방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이 이미 존재함에도 폭력 추방의 날이 따로 있다는 건 그만큼 폭력 앞에 놓인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의미가 하루빨리 사라져 해당 기념일 역시 기념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

 

많은 기념일들이 그렇듯 여성 폭력 국제 추방의 날도 누군가의 희생과 피를 통해 만들어졌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의 세 자매가 그 주인공이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만연했던 20세기 초반 태어난 이들은 당시 보통의 여성들과 달랐다. 진보적인 가정 분위기 속에 대학에 진학하고 정치·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자매들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수십 년 동안 독재정치와 학살을 이어온 라파엘 트루히요에 맞서 비밀조직을 결성하고 저항운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체포·수감되고 고문과 회유를 겪으면서도 이들의 활동은 계속됐다.

 

결국 1960년 11월25일 세 자매는 귀가길에 트루히요의 비밀경찰들에게 습격을 받아 사망에 이르게 된다. 트루히요 정권은 이를 교통사고로 위장했으나 사실이 곧 드러나면서 도미니카 공화국을 넘어 전 세계로 분노가 번졌고, 독재는 막을 내리게 됐다.

 

이에 1981년 라틴 아메리카 여성협회는 세 자매의 희생을 기리고자 이들이 사망한 11월 25일을 여성 폭력 세계 추방의 날로 지정했다. 당시 남미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이를 기념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으며, 10년 뒤인 1991년에는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여성운동가들이 미국 뉴저지에서 11월 25일부터 12월 19일까지 ‘여성 폭력 추방 주간’으로 지정해 대규모 캠페인을 벌였다. 결국 UN은 1999년 총회에서 11월 25일을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기념일은 지정됐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은 완전히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이 정신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했으며 폭행 피해여성의 약 60%가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경우 통계청 조사 결과 신체접촉을 수반한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여성은 21.3%로 나타났으며 성추행을 겪은 여성은 20.6%에 달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도 성폭력 사건 발생 건수는 3만1400건으로 2010년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또한 2019년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5만277건으로 2011년 대비 7.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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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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