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대한민국 합계출산율 0.78명 시대...어디까지 떨어지나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2-28 11:00:58
우리나라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집계
저출산, 다양한 사회 현상 초래해 결국 부모에게 피해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1만1500명(4.4%) 감소했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 1970-2022.[자료=통계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8명,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4.9명으로 매년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2021년 평균 출산율은 1.58명이며 회원국 38개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지 않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들인 비용은 약 280조 원에 달한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은 끝없이 떨어지고 출산을 기피하는 여성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결혼과 출산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환경,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천문학적인 교육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0.7명까지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 반등일 뿐 출산율이 증가하는 추세로 전환한다는 뜻은 아니다. 

저출산은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폐원하는 어린이집·유치원이 속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어린이집 수는 3만923개소로 2018년 말 3만9171개소에서 21.1% 감소했다. 4년 동안 8248곳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은 것이다. 

서울에 있는 사립유치원도 최근 5년 동안 190곳이 문을 닫았다. 매년 38개의 사립유치원이 사라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서울에서도 학생 수가 모자라 폐교하는 학교가 나오는 실정이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화양초등학교는 지난 14일 통폐합이 결정됐다. 이는 서울에서 네 번째 사례로 화양초 전교생 62명은 인근 성수초와 장안초로 분산 배치된다. 내년에는 도봉구의 도봉고등학교가 서울 일반계 고등학교 중 처음으로 문을 닫는다.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하는 학교가 많다 보니 교육대학교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올해 전국 10개 교육대학교와 초등교육과 정시 모집 결과 평균 경쟁률은 2:1을 기록했다. 정시는 3군데까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2:1인 입시 경쟁률은 사실상 미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이들 수가 줄자 동네 소아과도 줄어들었고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현상도 생겼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2017년 3308개에서 지난해 3247개로 61곳이 줄었고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집계한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53명으로 정원의 25%밖에 되지 않았다. 올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모집한 50개 대학병원 중 정원을 채운 곳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고 38개 병원은 지원자가 없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저출산으로 파생된 문제들이 낳은 불편함을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모두 떠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겨우 적응시킨 어린이집의 갑작스러운 폐원 통보로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아픈 아이를 안고 소아과가 문을 열기 2시간 전부터 대기하는 것은 모두 엄마들의 몫이다.

일하는 동안 아이를 맡겼던 어린이집이 갑자기 사라지고 아픈 아이를 치료해 줄 소아과 의사가 없는 나라에서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존속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결코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 될 문제다.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은 나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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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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