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터뷰] 우리 아이 ‘영어 교육’ 해법, 영어 입시 전문가에게 직접 듣다

최영하 기자 / 2023-04-13 11:10:41
영어 입시 전문가 민아미 영어 원장

▲영어 입시 전문가인 민아미 영어 원장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유아부터 입시까지 자녀들의 영어 공부에 대한 관심이 엄마들 사이에선 항상 높다. 언어 영역은 단기간의 공부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만큼 일찌감치 영어 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많다. 특히나 중요한 입시 영어와 함께 취업에 도움이 되는 유창한 말하기 실력까지 갖추기 위해서는 언어임을 인지하고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똑똑하고 꼼꼼하게 준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지도해 주면 좋을까? 영어 입시 전문가인 민아미 영어 원장에게 그 해답을 들어봤다. 

 

-민아미 영어 원장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전에 K-Class에 방문했었는데 ‘맘스커리어’의 아이와 부모님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인드와 열정에 놀랐습니다.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반갑고요, 저는 현재 대치동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영어교육 관련 칼럼니스트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보통 발음이 좋고 외적 표출이 화려하면 잘한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언어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저는 언어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긍정적이고, 실수에 관용적이며,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하고 발전 성장할 수 있는 사람, 언어의 기본 목적인 ‘소통’을 잘 해내는 사람이 영어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입시 영어를 전문으로 하시는데요, 학령기 이전 혹은 초등학생의 영어학습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네, 어학원에서 일할 때 초등학생 수업도 했는데요, 가장 재밌었어요. 챈트, 스토리텔링, 스피치, 영어연극 등 창의적이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연령대인데 흥미롭게 즐겁게 유창하게 영어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마인드 셋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언어를 습득하는 유연성이 사춘기 이후와는 매우 다르게 학습 에너지가 좋고 성장 속도가 빠르죠. 영어가 수험 과목이 되고 나면 사실상 힘든 부분인데요, 그런데 이때 공부한 영어가 수능, 내신 등 입시에 무슨 도움이 되냐고 물어보신다면 저는 크게 도움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입시뿐만 아니라 영어는 글로벌 언어로서 소통하는 도구로 중요하니까 어려서 배우는 영어는 베이스, 자양분이 되는 셈이죠.


-학부모님께 특별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무래도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니 “공부에 재능이 없으면 포기해야 할까요?”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오은영 박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공부는 자기 효능감, 자기 신뢰감을 만끽하는 과정이다.” 제가 크게 공감하는 부분인데요, 단순히 점수만 보면 안 된다는 것이죠. 하나만 틀려도 혼나는 아이는 나중에 커닝하거나 생각 과정이 깊어지지 않아요. 몰입이 안 되는 거죠. 

 

또, A를 알고 B를 알 때 헷갈릴 수 있어요. 그런데 헷갈려서 실수하면 선생님, 학부모님이 막 혼을 내요. 아이러니하게 아예 몰라서 입을 닫고 있는 아이는 혼이 안 나는데 말이죠. 특히 영어 과목은 애매성(ambiguity)을 끊임없이 수용해야 하는데요, 이런 부분은 정말 선생님, 학부모님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중고등학교 영어시험에 대해 짧게 말씀해 주세요.


최근 내신, 수능 기출을 보면 정말 많이 어렵습니다. 아이의 노력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항상 말씀드립니다. 외국에서 살다가 온 친구들도 수능 1등급이 쉽지 않으니 한국식 시험에 대한 방향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수능은 대학 수준의 전문 원서에서 직접 발췌된 지문이 많은데요, 토익, 텝스보다 구문적으로 어렵고, 까다로운 선택지로 답해야 하는 시험입니다. 어려서부터 영어책을 많이 읽으면 시험 영어에서도 여전히 유리합니다. 

 

-영어 영재였던 아이가 학원 레벨테스트로 충격을 받고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를 입시, 시험의 대상으로 스위치 해야 하는 시기가 분명 있습니다. 우리가 교육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상담을 많이 받는 시기가 딱 중학교 올라가는 시기입니다. 어려서 어학 베이스가 잘되어 있어야 하고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바로 중2~3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고등부 영어를 선행해야 합니다. 

 

영어는 수험 과목이지만 언어이기 때문에 중학교에서 A~C를 배우고 고등학교에서 D~F를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 A~C의 심화를 합니다. 나선형으로 증폭되는 것이라 선행이 다른 과목에 비해서 수월하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선행이라고 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있지만, 요즘은 EBS 온라인 사이트가 잘 되어 있어 스스로 공부하기 수월합니다. 

 

-영어를 지도하시면서 안타까운 경우가 있으신가요?


가장 안 좋은 경우라면 영어에 대한 흥미가 완전히 소멸된 경우입니다. 점수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남아있는 태도(attitude)입니다. 아직 인지발달이 충분치 않은 어린 학생들을 밤까지 남아서 재시험을 치르게 하거나, 점수로 인격 모독을 주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차라리 조금 부족해도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경우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오히려 쉽습니다. 

 

또, 영어를 문법 위주의 문제풀이식 기계적 학습만 발달한 경우, 글 감각과 영어 유창성이 부족합니다. 보통 영어 감각이 좋은데 점수화가 안되는 경우는 보충을 통해 단기간 해결이 가능한 반면, 영어 감각이 부족하면 역방향으로 되돌리기 힘든 것 같아요. 

 

▲[사진=픽사베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해법을 제시한다면?


단연코 독서입니다. 한글독서, 영어독서 둘 다죠. 영어는 언어임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은 내용에 몰입하는 능력과 이해 깊이와 수준, 읽는 속도 그 양상이 매우 다르죠. 문해력, 글 감각은 문제집의 한두 단락의 글로서는 생기지 않습니다. 스토리 북부터 고3 수준의 수능 원서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요, (이후 물론 회화, 영작도 중요합니다) 분명히 단어와 문법으로 1차원적인 해석은 하는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그 내용 파악을 인강이나 강사가 전달하는 풀이에 의지합니다. 그렇게 강의를 들어서는 자신의 힘이 생기지 않아요. 듣는 귀만 고급이고 자신의 두뇌는 활성화되지 않는 것인데요, 마치 수영선수가 코칭을 듣기만 하고 실제 경기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과 같죠. 시험 대비 학원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기르기 어려우므로, 입시 이전에 영어 학습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영어 공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네, 앞으로 영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번역, 통역 앱이 대신해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AI 번역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지만, 아직은 인간의 상호 작용과 이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는 미래에 대한 투자로서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잘하면 더 나은 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여러 문화의 사람들과 용이한 소통으로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죠. 무엇보다 영어는 과학과 기술의 언어라서 더 넓은 학술 및 연구 자료에 접근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현재의 좋은 어학 자료와 디지털 매체들을 잘 활용하면 좋겠고,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영어가 미래에 어떻게 활용될지 예측하고 관찰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영하 기자

최영하 기자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사 전하겠습니다.

뉴스댓글 >

맘스커리어 후원안내

맘스커리어는 경력단절 없는 세상, 저출생 극복, 워라밸을 사명으로 이 땅의 '엄마'라는 이름이 최고의 스펙이 되는 세상, '엄마'라는 경력이 우대받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예비사회적기업 언론사입니다. 여러분들의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우리은행 : 1005-004-582659

주식회사 맘스커리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