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사회적기업 제품을 구매, 사용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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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좌)와 이지웅 업드림코리아 대표(우)[사진=맘스커리어] |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업드림코리아는 생리대 브랜드 ‘산들산들’을 포함해 가방, 여권 케이스 등을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생리대 만드는 남자’로 유명한 이지웅 대표는 생리대 한 개를 구매하면 저소득층 아동에게 한 개를 기부하는 원포원 방식을 고수한다. 생필품인 생리대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구매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해결해 보고자 직접 뛰어들었다. 더 많이 기부하려면 좋은 제품을 만들어 잘 파는 방법밖에 없다는 이지웅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하나를 사면 하나가 기부되는 착한 생리대, 발암물질 없는 안심 생리대 ‘산들산들’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업드림코리아의 이지웅입니다.
- 대표님의 10년 전 꿈이 아프리카에 학교와 병원을 지어 주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지금도 같은 꿈을 꾸고 계시나요?
2013년 세계여행을 하면서 인도에서 쓰레기를 주워 먹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갠지스강 근처 화장터에 사는 빈민촌 아이들이었는데, 그 아이들에게는 식사나 집, 깨끗한 환경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환경을 지속하려면 ‘교육’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간단하게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법을 알려주고, 나아가 위생관념이나 경제관념을 갖게 해 주는 것이 목표여서 학교와 병원을 짓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제 꿈은 아이들이 교육 기회와 평등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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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 업드림코리아에서는 하나를 사면 하나가 기부되는 착한 생리대, 발암물질 없는 안심 생리대 ‘산들산들’을 만들고 있다.[사진=업드림코리아] |
- 대표님은 탐스슈즈를 보고 업드림코리아를 기획했다고 들었습니다. 탐스슈즈는 선의로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결국 구조조정까지 들어갔는데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업드림코리아가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사실 사회적기업이나 소셜벤처를 하겠다는 대표님조차 사회적기업 제품을 쓰지 않습니다. 맘카페 분들도 엄마가 만든 제품을 쓰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인터뷰를 통한 가치 전달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 ‘기부’나 ‘선함’을 전달하지 않고, 말 그대로 제품력에만 포커스를 맞춥니다. 발암물질 없이 안전하고, 압도적인 흡수력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의 피부 발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다 보니 ‘사회적기업 제품인지 몰랐는데 기부까지 하는 착한 회사였네요’라며 구매하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생리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생리를 경험해 보지 못한 대표님이 선뜻 이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2017년 시작해 현재까지 대표님이 생각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일단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생리대를 주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라 제가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첫 번째 어려움이었습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제가 월경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반복적이고 상세한 시장조사를 통해 시장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몇 개의 큰 회사가 전체시장의 97%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 역시 어려움이었지만 이해했습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생리대 만드는 남자’로 알려지니 주변의 수많은 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월경 때 불편한 점을 장문의 메시지로 적어 보내 주기도 하고, 제품에 대한 피드백도 엄청나게 많이 주셨습니다. 여성의 월경패턴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소비자의 피드백을 통해 만들어진 생리대는 어쩌면 저희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꼭 이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대표님만의 소명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무언가를 잘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제가 이 일을 하고, 감당해 내는 것 자체가 소명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 저희가 기부한 생리대 수량으로 전체 대한민국 취약계층 아이들 가운데 5.68%를 지원할 수 있다는 그래프를 보았습니다. 생필품인 생리대를 지원받지 못하는 국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생리대를 주는 것이 저희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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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생리대를 주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이지웅 업드림코리아 대표[사진=업드림코리아] |
- 수익도 내고, 사회적 서비스 역시 제공해야 하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사회적기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솔직히 처음에는 사회적기업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소셜 벤처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일반 창업 필드에서 자꾸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 쪽으로 가 보라고 하셔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라는 사업을 통해 엑셀러레이팅 지원을 받으며 예비 사회적기업을 거쳐, 지금의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 대표님은 한 인터뷰에서 단기 목표로 한 해 매출 30억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업드림코리아의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사실 재무적인 목표는 단기적인 것이고, 저희의 최종 목표를 회사를 없애는 것입니다. 국내 생리대 공공지원 사업이 활성화되면 저희 회사는 문을 닫을 것입니다. 저희의 존재 이유는 사회적 문제 해결이기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생리대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면 회사를 없애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조금 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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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웅 대표는 창업가는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 알아야 오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사진=맘스커리어] |
- 경영이 어렵거나, 문을 닫는 사회적기업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비법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하려는 후배 사회적기업에게 해 주고 싶은 당부의 말이나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많은 사람이 취업이나 창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 돈을 많이 줘서, 남들보다 좋은 이름이라서, 대표라는 직책이 멋있다는 이유 등으로 결정하는 때가 많은 시대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창업가들은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 알아야 오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소비자분들이 이런 인터뷰 하나를 보고 ‘아 이런 브랜드가 있지’라고 생각에만 그치지 마시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피드백을 주어 함께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창업을 준비하는,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엄마’들에게 가장 큰 영양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창업을, 새로운 소셜 벤처, 사회적기업, 그리고 이 시대의 새로운 가치와 연대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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