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평가인증제도 신뢰성 의문…제도 개선 필요
[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에게 유익하고 빠른 정보는 필수! 워킹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수템과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매년 문제가 되는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 문제. 최근에는 강원도 원주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3살 아이에게 아동학대를 일삼은 혐의로 입건됐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를 거칠게 잡아끌고 손찌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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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위원은 1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 사례 건수는 1371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전파된 2020년에는 휴원 탓에 658건까지 줄어들었으나,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완화로 어린이집 운영이 정상화되자 이전보다 늘어난 1233건을 기록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2019년 6월 의무평가제 도입 이후 어린이집 평가 결과는 현재까지 최고등급(A등급)이 11.6%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최저등급(D등급)이 0.6%포인트 감소했다.
심지어 아동학대 등 아동복지법을 위반해 최하위등급으로 조정된 어린이집 10곳 중 8곳은 직전 평가에서 상위 등급인 A와 B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 의원은 어린이집 평가 사업에 대한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며 평가제 개선을 촉구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2019년 의무평가제 도입 이후 같은 어린이집에 같은 평가자가 투입된 케이스가 880건으로 확인됐다. 현장평가자 약 180명 중 147명이 같은 어린이집에 두 번 이상 투입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평가자 본인의 거주지와 같은 광역시·도 내의 어린이집에 배치된 경우가 40.2%(전체 1만4512건 중 5836건)나 차지했다. 평가의 공정성이나 객관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백 의원은 "평가과정 중 현장평가 이전 '자체점검' 단계에서도 형식상으로는 원장, 보육교사, 원아 부모를 포함한 자체점검위원회를 구성해 보고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작성 및 등록하는 과정은 어린이집에서 직접 입력하게 돼 있어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절차적 문제도 있다"고 꼬집었다.
자체 점검 시 '특장점 및 개선 노력'란 외에는 부정적이거나 학부모 및 내부 직원의 추가적인 참고정보를 확인해 시설 내 아동학대, 부적절한 처우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한 항목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 의원은 "어린이집 교육은 삶의 첫 단계를 살아가는 영유아가 기본적인 지식, 가치관, 사회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더욱 철저하고 세밀한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학부모와 학생이 믿고 판단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전날에도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한국보육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로 인증 취소된 어린이집은 모두 205개소였다.
이 중 점수제로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은 모두 127개소로 평균 평가인증점수는 95.27점에 달했다. 등급제로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은 78개소였다. 그중 59개소가 A등급, 14개소가 B등급, 5개소가 C등급이었다. 전체에서 A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75.6%를 차지했고, B등급은 17.9%, C등급은 5%에 그친 것이다.
부정수급으로 인증이 취소된 어린이집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부정수급으로 인증이 취소된 어린이집은 모두 414개소였다. 점수제로 평가인증을 받은 231곳의 평균 점수는 94.28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등급제로 평가받은 183곳에선 A등급(152곳)이 83.1%에 달했으며, B등급은 24곳(13.1%), C등급은 7곳(3.8%) 이었다.
한정애 의원은 “많은 학부모가 정부의 평가인증을 믿고 어린이집을 선택한다”라며 “아동학대와 부정수급으로 인증 취소된 어린이집의 대부분이 높은 평가인증 점수와 등급을 받은 곳들이라는 사실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부모님들이 어린이집에 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제도에 허점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꼼꼼히 보완해서 평가인증제도의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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