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소통의 기술…'말'을 바꾸면 '인생'이 변한다
"명확한 의사표현·소통 능력 아이 때부터 길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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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민 임파워에듀케이션 대표 |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살면서 누구나 말 때문에 상처받고 상처 주었던 일이 한 번쯤 있기 마련이다. 그만큼 말하기는 언제나 삶에서 중요한 영역이다. 이와 관련해 말과 화법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어른의 대화법>이 최근 화제다. <어른의 대화법>은 인문·교양 심리·화술·인간관계 분야 베스트셀러이자 화술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한 올해 화제의 책이다. 이번 책을 통해 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임정민 작가(임파워에듀케이션 대표)를 만나 소통의 진정한 의미와 어른답게 말하는 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어른의 대화법’이 출간 일주일 만에 3쇄를 찍고, 5개월 만에 11쇄를 달성했다고 들었습니다. 출판시장에서 통상적으로 2쇄를 넘기는 책이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인데,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관계나 대화, 소통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꾸준한데 거기에 ‘어른’이라는 키워드가 트렌드에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독 나이 듦에 대한 성찰과 자기 돌봄,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트렌드가 이어져서 막 어른의 세계에 입문한 사회 초년생부터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부모, 크고 작은 조직의 리더까지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 것 같습니다. ‘어른의 대화법’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부터 제목에 ‘어른’이 들어간 책들이 상당히 많아져서 ‘어른다움’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 같아요.
그리고 일반인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교류분석(TA, Transactional Analysis)’이라는 심리학을 토대로 소통을 풀어낸 점이 기존 책들과 차별성이 있어서 독자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교류분석 심리학을 기반으로 사람의 말과 행동 유형을 분석해 대상과 상황에 적합한 자아로 성숙하게 대화하는 방법을 담은 것이 또 다른 인기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른의 대화법’에서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요?
‘나를 먼저 이해하자. 그리고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소통하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할 때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타인을 이해해야 한다. 배려해야 한다.”라는 것이지요.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그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동안 어떤 말과 소통 방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왜 그렇게 소통해왔는지 알게 되면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거친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었던 나, 호통을 치면서 상대를 비난했던 나, 아이처럼 억지를 부리고 감정적으로 반응했던 나 등 마치 민낯을 드러내는 것처럼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들추고 탓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상황을 받아들이되 이제부터는 새로운 말과 소통 방식으로 대응하며 성숙한 소통을 했으면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총면적의 98%가 군사보호구역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에요. 인구 5만 명도 안 되는 시골에서 자란 제가 아나운서·강사·코치·사업가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말’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꿈도 없었고 고3 때 처음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미디어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관련 학과에 진학한 뒤부터 말 연습을 시작했지요. 그 시작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이제는 ‘Change your Words, Change your world’를 인생의 모토로 삼으며, 말을 바꾸면 인생이 변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먼저는 제가 산증인이고, 수많은 분들의 변화된 모습과 삶을 목격했으니까요.
- 100세 철학자 김형석의 <인생문답>, 故 이어령 교수의 <메멘토 모리>와 함께 <어른의 대화법>이 현명하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을 위한 교보문고 추천도서로 선정되고, ‘밀리의 서재’ Editor’s Choice에도 오르며 업계에서 좋은 반응이라고 들었습니다.
온라인 서점과 SNS에 올라온 후기들이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영화감독과 배우들 가운데 어떤 분들은 영화에 대한 모든 평가는 관객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그 점에 동의했었는데 막상 저의 책이 출간된 후에는 독자들이 어떻게 읽으실지 걱정도 되고 궁금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썼다고 하지만 독자들에게 외면당하면 속이 쓰리잖아요. 가끔 검색창에 ‘어른의 대화법’이나 ‘임정민 작가’를 검색해 보곤 하는데, 독자들이 포털사이트에 100개가 넘는 좋은 후기들을 남겨주셨고, 유튜브에는 관련 영상 조회 수가 160만 뷰를 넘기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심리학에 기반한 소통법이라 체계적이고, 풍부한 예시를 들어줘서 쉽게 이해됐다. 성격 진단 테스트를 통해 나의 소통 방식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말하기 훈련 대본이 있어서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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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민 스피치소통전문가가 부모 자녀와의 대화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다면요?
기억에 남는 독자는 책을 읽으며 부모님과 아이들 생각을 많이 했다는 분이에요. 아이들에게 너무 강압적으로 소통했던 자신을 변화시키겠다 결심하시고, 또 부모님에게는 자꾸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아쉬운 소리를 하며 상처를 드렸던 것에 반성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직 생활을 하다 퇴직하신 분도 있어요. 자녀가 셋인데 모두 출가했고 아내와 둘이 38년을 함께 사셨다고 해요. 힘든 가족사, 건강상의 문제 등을 아내가 잘 이겨내 주었는데 지금까지 따뜻한 대화, 말 한마디 제대로 한 번 못해 준 것이 항상 마음에 걸리셨다고. 자녀들에게도 외지에서 수시로 안부 전화가 오면 너무 정이 없게 대했다고 해요. 책을 읽고 난 후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지금까지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아내와 사랑하는 세 딸들에게 남편과 아빠로서 진심으로 통하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다짐하셨다고 합니다. 이분들뿐만 아니라 ‘어른의 대화법’을 읽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변화하려고 노력하시는 독자들에게 모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어른의 대화법’이 이제 국내를 넘어 대만에서 번역 출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는 반응이 어떨 것 같습니까.
이런 일이 제 인생에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그래서 대만에서는 어떤 반응일지 예상이 안 되네요. 일단 대만 출판사에서 저의 원고를 마음에 들어 하고 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니까 그것만으로도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만족합니다. 언어는 달라도 소통의 본질은 변함이 없으니 대만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앞으로의 계획과 활동은 어떻게 되시나요?
벌써 올해로 14년째 말하기와 소통에 대한 강의와 코칭을 해오고 있고, 교육원으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며 ‘더 나은 말하기’를 돕고 있어요. 책을 읽은 분들이 저를 만나러 오고, 수업을 듣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져서 기존의 소통 수업을 ‘어른의 대화법’으로 명칭을 변경해 일반과정과 부모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 될 거예요. 다만, 그동안은 성인과 리더 위주로 코칭을 했는데 앞으로는 아이들 대상으로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과 잠재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미래사회에 맞는 창의융합교육으로 설계해서 자기표현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어렸을 때부터 길러주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기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며,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면 분명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좋은 어른이자 리더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작가로서는 현재 두 번째 책을 집필하고 있는데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만나보실 수 있어요. ‘어른의 대화법’에 이어서 교류분석 심리학에서 다루는 또 다른 개념을 가지고 소통에 대해 풀어냈고, 실질적으로 일상과 가정, 사회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할 때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말하기의 원칙과 화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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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민 스피치소통전문가가 꿈과 직업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동상이몽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 작가가 되고 싶은 독자들이 계실텐데, 도움의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저처럼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의 출판기획과 책 쓰기 코칭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출간 즉시 빠르게 베스트셀러가 되고 단숨에 11쇄까지 찍으니 주위에서 놀랍다는 반응이었어요. “11쇄도 넘사벽인데, 그것도 첫 책에서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어요?”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특강을 열었고, 자연스럽게 코칭으로 이어졌어요. ‘베스트셀러 작가클럽’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었지만, 책이 많이 팔린다는 의미의 베스트셀러를 넘어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콘텐츠로 삼아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히 가닿을 수 있도록 공감을 일으키는 베스트셀러를 쓰자는 의미예요. ‘어른의 대화법’의 기록을 깨는 작가를 탄생시키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 마지막으로 결혼·임신·출산·육아로 인해 현재 경력단절 여성들이나 엄마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시간을 소중하고 의미 있게 여기셨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이 모여 삶이 되잖아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이기도 한 지금의 시간도 ‘나’라는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잠시 나의 무대가 ‘회사’가 아닌 ‘가정’일뿐이지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프로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육아의 포로가 아닌 프로로 거듭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세요.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똑같이 경험했던 이전 시대의 어머니들이 모두 살림 9단, 육아의 달인이시잖아요.
다만, 이제는 시대가 변해서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육아의 프로’가 되는 과정을 SNS에 기록해 두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기록한 만큼 내적으로 더 단단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내 인생의 기록들은 언젠가 큰 자산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겁니다. 책과 강의 콘텐츠로 탄생되어 작가와 강사가 되신 분들도 있으니 그게 내가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지요. 내 인생의 일부가 쓸모없는 시간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그 시간을 잘 견디고 기록하며 내공을 쌓는다면 다시 일을 시작할 때 분명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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