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타민C를 어떻게 먹을까?

최영하 기자 / 2022-11-17 14:43:57
김준모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김준모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사례) 얼마 전 30대 남자 환자가 요로결석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번이 벌써 4번째 재발이었다. 수술이 잘 끝났고, 외래에서 환자가 가기 전 이렇게 물었다. ‘저는 왜 이렇게 결석이 자주 재발할까요? 물도 많이 마시는데요’ 혹시나 해서 비타민이나 따로 건강기능식품 드시는 것 있느냐고 물었더니 하루에 비타민 C를 4,000mg씩 드신다고 한다. 왜 드시냐고 물었더니 ‘피곤해서’라고 한다. 일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타민 C만 줄여도 결석 재발은 안 할 수 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6년 2조1260억 원 규모에서 2020년 3조 2354억 원 규모로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비타민 및 무기질은 생산액 약 2700억 원으로 홍삼 약 6000억 원, 프로바이오틱스 약 30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생산액이 큰 품목이다. 필자는 비타민 전문가가 아니지만 이런 건강기능식품 복용이 보편화되고, 외래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하루 10가지 이상을 드시는 분들도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질문도 자주 받는 편이다.

 

비타민 C에 관해서도 그렇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너무 다른 정보가 나오기 때문에 취사선택을 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하루 500mg 이하의 비타민C 복용은 항산화 효과가 있으나 이를 초과할 경우 오히려 산화 효과가 더 강해질 수 있어 성인을 위한 비타민C의 하루 권장 한도는 60mg이라고 하였다. 음식물 섭취로는 채소나 과일을 통해 하루 200mg 이상을 추천하고 있으며 약제로는 500mg을 초과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어떤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하루 3,000mg을 권장하는데 3번에 나누어서 먹는 것이 좋다고 하고 있고, 심지어 2000년대 초 메가도스 비타민요법으로 5000-10,0000mg을 추천하는 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타민C는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 않는다는 점, 예전 2-3달 동안 배를 타야 했던 뱃사람들이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괴혈병에 의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챙겨 먹어야만 할 것만 같다.

 

그럼 어떻게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없지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1. 내가 왜 먹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 비타민은 콜라겐 합성을 도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정상 피부는 높은 농도의 비타민C가 있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의 항산화 작용을 한다. 철분 흡수를 돕고 눈, 면역체계, 뇌와 신경에 좋고, 대식 작용을 하는 호중구에도 필요하고, 결핍 시 면역성이 떨어진다. 신경분화와 여러 신경전달 체계를 잘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비타민C는 우리 몸 어느 조직이나 다양한 농도로 존재하고, 괴혈병의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은 비타민C가 우리 몸의 다양한 대사작용에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흔히 비타민 C를 복용하는 이유는 ‘항산화 효과’ 때문인데, 활성화된 산소는 운동을 하고 난 후처럼 호흡이 늘어나는 상태에서 나와서 노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운동 후 항산화제를 꼭 먹어야만 할까? 운동 후에 먹으나, 안 먹으나 차이가 없었다는 믿을만한 논문들이 있다. 우리 몸에는 항산화 시스템이 존재하고, 운동 후에는 이런 항산화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따라서 시스템이 더 활성화되면 같은 운동량에서 피곤함을 덜 느끼고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것인데, 고용량의 항산화제 섭취는 이런 ‘건강 증진 효과’를 낮추게 될 수 있다.

 

2. 내가 하루에 얼마나 복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 비타민 C의 하루 권장량은 우리나라 식약처 기준으로 하루 100mg이고, 대략 60-120mg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 하루 10mg만 먹어도 괴혈병에 걸리지 않는다. 시중에서 파는 오렌지주스 한 병에 들어있는 비타민 C가 대략 100mg 전후이니 오렌지주스 한 잔 마시면 하루 필요한 비타민 C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각종 과일, 채소에도 비타민 C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타민 C를 과용량으로 복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복용 상한선을 정해놓지 않았다는 점, 수용성이기 때문에 과량 복용해도 소변을 모두 배출된다는 두 가지 점 때문이다. 그럼 정말 비타민 C를 과량 복용했을 때에도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일까? 먼저 앞선 사례와 같이 비타민 C는 수산으로 전환되어 요로결석의 원인이 되고, 철분의 과잉 축적, 바르는 제재로 인한 피부 자극,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문제, 속 쓰림 등등의 부작용이 알려져 있다. 더구나 최근 대한가정의학회에서는 비타민, 홍삼, 유산균, 오메가3, 칼슘 등에 대해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3. 개인적인 복용법과 의견

비타민 C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은 이렇다. 사람들이 비타민을 복용하는 이유는 ‘피곤해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항산화 효과를 위해서’ 등이고, 궁극적으로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이다. 예로부터 다양한 식이요법이 나왔고,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가장 신뢰할 만한 식이요법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약간 모자라는 먹으면, 남아서 생기는 각종 ‘성인병’, ‘당뇨 등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은 크게 낮아질 것이고, 몸의 기능은 효율화될 것이다. 그럼 식사를 언제 어떻게 얼마나 해야만 한다고 정할 수 있을까? 아마도 개개인마다 다 다를 것이다. 필자 생각에 음식과 건강기능식품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활동량, 필요량도 다르고, 비타민에 대한 견해들 또한 다른데, 일반화하기보다는 개개인에 맞춤형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앞서 서울아산병원에서 나온 내용에 동의를 한다. 원리적으로 뭔가가 내 몸에 모자랄 때 보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건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양이 들어갔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우리는 완전히 알지 못한다. 스스로 한 번 생각해보자. 내가 고용량의 비타민 C를 매일 먹어야 할 만큼 신체활동이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가? 필자는 유산소 운동을 좋아하는데 2-3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면 하기 전에, 또는 후에 피곤하다면 비타민 C를 먹는 편이다. 1-2시간 정도라면 먹지 않는다. 주로는 미네랄도 들어있는 멀티비타민을 먹고, 한 알에 비타민 C는 150mg이 들어있는데, 이는 제품마다 틀릴 것이다. 평균 일주일에 2-4번 복용하는데, 매일 먹지 않고, 이마저도 반 알씩 잘라서 먹을 때도 있다. 이는 나만의 복용 방식이다. 혹시 흡연, 자외선 노출,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활성화 산소 때문에 비타민 C가 더 많이 필요한가? 그럼 적당히 드셔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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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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