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서로의 육아 방식 '존중'해야

김혜원 엄마기자 / 2022-12-08 09:40:22
K클래스, 슬기로운 아빠 육아
“아내가 기뻐하면 남편 역시 행복하다”
▲ 왼쪽부터 전준영 천안함 생존 장병, 김혜준 함께하는 아버지들 대표, 코미디언 이정수[사진=K클래스 유튜브채널]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가 지난 29일 오후 광명시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실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번 K클래스는 슬기로운 아빠 육아라는 주제로 찾아왔다. 아빠 육아가 궁금한 부모들을 위해 30, 40, 50대 아빠가 뭉쳐 자신들의 육아담을 들려주고, 육아에 관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두 아이를 키운 김혜준 사단법인 함께하는 아버지들 대표와 천안함 피격 사건의 생존 장병이자 세 아이 아빠인 전준영 씨가 패널로 등장해 역시 두 아이의 아빠인 이정수 K클래스 MC와 아빠들의 육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을 주양육자라고 밝힌 이정수 MC우리는 자꾸 아이들에게 무얼 해 주려고 한다라며 키즈카페에서도 아이가 잘 놀고 있는데 이제 다른 데 가서 놀자고 권한다. 해 주며 내가 만족을 느끼는 육아 방식은 금세 지치게 된다라며 육아는 마라톤이다라고 아빠 육아에 대한 말문을 열었다.

 

김혜준 대표는 아빠의 역할과 가치는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아빠는 엄마와 다르기 때문에 고유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 연구 결과로 정립된 것으로 아버지 효과를 들었다. 아빠가 자녀를 대할 때의 모습이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다고 해서 엄마가 아빠의 행동을 제약하거나 아빠 기를 죽인다면 결코 아이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전준영 씨는 우리 부부 역시 제가 아이와 노는 방식을 아내가 좋아하지 않아 다툼이 생겼다라며 아예 역할을 분리해서 육아했더니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라고 조언했다. 서로 육아 방식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육아 참여를 하지 못해 아내에게 혼난다라는 한 아빠의 고민에 이정수 MC가족은 상하 관계가 아니다라며 우리 집에서는 아이도 혼내지 않는다. 부부가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 대화를 하면 되는데 일방적으로 혼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김혜준 대표는 아내와 대화하는 것을 겁내지 말라라고 조언했다. “아내에게 혼난다라고 표현하지 말고 욕 먹는다라고 바꿔 보라라며 그걸 두려워하지 말고 서로 조율하고 대화로 풀어 보라라고 덧붙였다. 전준영 씨는 서로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라며 아내는 정리를 싫어해서 내가 하고 대신 밥은 아내가 해 준다라며 육아 역시 서로 잘할 수 있는 일을 분담해서 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 아빠 육아에 관한 대담을 진행하는 세 사람[사진=맘스커리어]

 

아빠의 육아, 엄마 아빠는 이것이 고민이다!

 

Q. 엄마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예를 들면 모유수유 하는 아내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어 보이는데 뭘 해야 그나마 도움이 될까요?

 

우선 아이가 모유수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아빠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만 제 경우는 수유패드 같은 걸 가방에 챙겨 다녔습니다. 언제 어디서 아내가 필요할지 모르니까요. 이렇게 아내가 필요한 걸 챙겨 주면 아내는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걸 챙겨 줬다며 고마워했습니다. 아내를 신경 쓰고 돕고 있다는 걸 아내가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습니다. 아내가 기뻐하면 그 모습을 보는 남편 역시 행복해질 것입니다. (이정수)

 

Q. 주양육자의 양육법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상황을 봤을 때 절대 현장에서 지적하면 안 됩니다. 만약 부부가 술을 마실 기회가 생기면 허심탄회하게 말해 보십시오. 비난하듯 말하지 말고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이렇게 했는데 그걸 바라보는 내 마음이 조금 편치 않더라. 혹시 이렇게 고쳐 줄 수 있겠느냐하고 제안하는 겁니다. 이때 상황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추측으로 상황을 넘겨짚고 그 자리에서 상대를 추궁한다면 싸우게 되어 있습니다. 인도의 지성인 크리슈나무르티는 판단이 개입되지 않는 관찰은 인간 지성의 최고 단계다라고 말했습니다. 편견이나 판단으로 상황을 보지 말고 생각을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를 묘사해서 설명해 주는 것. 그런 다음 그걸 본 나의 마음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상대에게 내 의견을 전할 때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김혜준)

 

Q. 취미도 친구도 많은 남편, 육아에 참여하게 하고 싶어요.

 

모임 장소에 아이를 데리고 가게 해 보세요. 제 아내는 그렇게 했습니다. 회식이 잡히면 아이 둘을 데리고 갑니다. 아이들은 평소 먹지 못하는 음식을 먹으니 즐거워하고 아내도 즐겁게 직장동료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이 있으니 2차는 자연스럽게 불참하고 9시 이전에 집에 올 수 있었지요. (전준영)

 

남편이 외출했던 날짜, 횟수, 그때 느낀 감정 등을 기록해 보십시오. ‘당신이 언제 무슨 모임에 참석해 나간 뒤 나 혼자 남겨졌다. 그때 무척 우울했다. 나도 내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과 육아하며 보람을 느끼고 싶었다.’ 이런 식으로 내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이게 공감적 대화의 프로세스입니다. 상황을 관찰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나의 내면 욕구를 설명하고 그걸 바탕으로 내가 바라는 바를 상대방에게 요청하면 상대도 경청할 것입니다. (김혜준)

 

아이를 아빠에게 무작정 맡기고 엄마도 외출해 보세요. 종종 아빠가 아이를 잘못 볼까 봐 노심초사하는 분도 계시는데요, 아빠가 아무리 서툴러도 아이를 잘못되게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빠도 독박육아를 한번 경험하고 나면 육아 실력도 늘지만 이해심과 공감능력이 생길 것입니다. 과감하게 아이를 두고 엄마도 외출하십시오. (이정수)

 

Q, 아내의 산후우울증을 어떻게 달래 주셨는지요?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면 안쓰럽습니다.

 

저는 우울증이 있고, 아내는 산후우울증을 겪어서 저희 부부는 부부 상담을 받기도 했습니다. 몸을 많이 쓰거나 사별한 분들 영상이나 동행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내가 지금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끼며 우울증을 극복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모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아이들도 잘 돌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준영)

 

남편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께 말씀드립니다. 먼저 남편이 아내의 우울감을 줄여 주고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아내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 주고, ‘남편이 나를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십시오. 쉬는 날 아내를 데리고 외출하는 등 방법을 생각해서 실행에 옮겨 보십시오. 아내에게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김혜준)

 

Q. 세 아빠는 훈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대학생들과 가족의 탄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부모라는 이유로 훈육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합니다. 부모도 여전히 인격적으로 도덕적으로 미완성일 뿐입니다. 굳이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모라고 다 맞는 것도 아니니까요.

저는 자녀에게 특정한 가치관이나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는 대화와 공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어느 정도 아이가 성장해 자기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특정한 가치관을 주입시키지 말고 아이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 대화하고 공감해 주면 좋겠습니다. (김혜준)

 

큰애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는데 어느 날부터 뽀뽀를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제가 아빠도 상처받았다. 뽀뽀를 안 할 테니 대신 아빠에게 친절하게 대해 줄 수 있겠니?’라고 요청하자 알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되려 큰애가 제게 스킨십도 자연스럽게 하고 더 친해졌습니다.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자녀와도 서로 대화로 풀어나가면 좋겠습니다. (전준영)

 

저도 훈육보다는 좋은 리더십을 아이에게 보여 주면 좋겠습니다. 부모가 먼저 자녀가 따르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강연에 가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게 해 줄 방법이 무엇일까요?’ 그럼 저는 부모님부터 책을 읽으시면 됩니다하고 대답합니다. 저는 주로 새벽에 일어나 책도 읽고 글도 쓰는데요. 아이들이 일어나자마자 보는 제 모습이 늘 책 읽거나 글 쓰는 모습이라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을 보게 됩니다. 사실 아이들은 기질대로 큽니다. 여러분의 위치도 부모님이 만든 것이 아닌 것처럼요. (이정수)

 

Q.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비법을 알려 주세요.

 

아빠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저는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대신에 종종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현질해 줍니다. 사실 돈이 크게 드는 것도 아니고 소소한 것인데도 아이가 크게 기뻐하더라고요. 작게나마 엄마는 모르는 아이와의 추억을 하나둘 쌓아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전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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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엄마기자

김혜원 엄마기자

많이 듣고 정성을 다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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